여행은 설렘으로 시작되어야 하는데,
나의 뉴욕 여행 준비는 마치 한 편의 드라마 같습니다.
아니, 현실이 드라마보다 더 복잡하네요.
12월 뉴욕. 당신이 그린 그림은 선명했습니다.
겨울 뉴욕의 매직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비싼 비행기표라는 현실의 벽이 당신을 멈춰 세웠습니다.
1월, 2월... 달력을 넘기며 기다리는 동안 당신의 마음도 함께 밀려났을 겁니다.
그래서 딸을 불렀습니다.
자유여행, 둘이서 돌아다니며 뉴욕의 야경도 보고, 핫도그도 먹고... 그 정도면 괜찮겠다 싶었죠.
그런데 남편이 한 마디를 던집니다. "둘째도 데려가라."
3명이 되면서 뭔가 달라집니다.
백만 원의 싱글차지는 사라졌지만, 새로운 문제가 생겼거든요.
가족이 많아질수록 일정은 복잡해지는 법입니다.
그리고 폭탄 같은 연락이 옵니다.
아버지의 80 팔순 해외여행. 바뀐 일정으로
당신의 뉴욕 여행은 갑자기 좌절되다.
3명이 아닌 12명이 되는 순간, 모든 게 꼬이기 시작합니다.
아버지: "국적기를 타야 해"
직장인들: "토일 주말을 꼭 끼워줘"
누군가: "따뜻한 나라가 좋겠어"
누군가: "가격이 어느 정도야?"
12명의 입이 12개의 다른 말을 합니다.
가격표는 올라가고, 일정은 꼬이고, 마음은 분노로 가득 찹니다.
2월 첫째 주로 예약한다던 일이 비행기표가 3장 모자란다고 날짜를 바꿔야 한다고....
"첫째 주 예약으로 끝!"
그렇게 끝난 줄 알았습니다.
당신은 뉴욕표를 끊었습니다.
완전히 마음을 정했습니다.
그런데... 일이 꼬였습니다.
팔순 해외여행의 예약이 안 된다는 연락이 옵니다.
아마도 남동생은 "형, 우리 다시 맞춰야 해"라는 말을 해야 했을 거고,
당신은 "아, 뉴욕 포기 못 해"라고 외쳤을 겁니다.
그리고 나온 말: "우리를 빼고 진행해."
그 순간 남동생의 손가락이 움직였습니다. 카톡방 나가기.
그다음은 남편입니다. 카톡방 나가기.
남자 없는 단톡방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뉴욕 여행은 취소됐습니다.
당신은 지쳤을 겁니다.
진짜 지쳤을 겁니다.
즐거워야 할 여행이 상처를 남기고, 가족이 멀어지고, 남편과 형제가 카톡방을 나간 상황.
"12명이 모임이 잘 진행될까?"
솔직한 대답: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더 솔직한 대답은 이겁니다.
당신이 한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는 것.
가족 여행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12명이 모이면 12가지 꿈이 충돌합니다.
누군가는 반드시 포기해야 하고, 누군가는 반드시 상처를 입습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당신이 뉴욕을 포기한 이유는 '약한' 것이 아니라, 아마도 가족을 '지키려는' 것이었을 겁니다.
더 이상의 싸움을 피하기 위해. 더 이상의 상처를 안 되게 하기 위해.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건 새로운 여행계획이 아니라, 일단 숨을 고르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동생과 남편과의 대화.
"미안해. 내가 욕심이 많았어."
"너희들 부담 없이 진행해. 나는 상관없어."
이 말들이 나오면, 그때 비로소 12명이 아니라 진정한 가족으로 모일 수 있을 겁니다.
여행은 언제든 다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한 마음은 그렇지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