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에서 가이드와 작별

마지막 날 저녁을 먹고 모든 일정이 끝났다.
공항으로 가기 전, “롯데마트에 잠깐 들를 수 있을까요?”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뜻밖에도 모든 팀이 좋다고 했다.
결국 공항 가기 전, 단 30분의 자유시간이 허락됐다.

연세 많은 두 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트로 뛰어갔다.
망고 과자, 말린 망고, 망고 초콜릿…
다들 한아름씩 들고 계산대로 달렸다.
혹시라도 공항에 늦을까 봐, 전투적으로 쇼핑을 했다.
그 짧은 30분이 여행 중 가장 생기 넘치는 시간처럼 느껴졌다.

마트 앞에서 다시 모였을 때, 가이드는 공항 안에는 들어갈 수 없다며 현지 가이드에게 우리를 맡기고 떠났다.

" 이번 여행은 가이드를 거의 날로 먹었네.”
그렇게 우리는 롯데마트 앞에서 가이드와 헤어졌다.

수많은 패키지여행을 해봤지만, 공항까지 동행하지 않고 중간에 떠나는 가이드는 처음이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우리가 쇼핑을 안 해서 그런 걸까.’
‘이윤이 없어서였을까.’

가이드라는 직업은 단순히 장소를 안내하는 사람이 아니라, 여행의 시작과 끝을 함께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특히 낯선 나라의 공항에서 마지막까지 챙겨주는 그 모습이, 여행의 여운을 결정짓는다고 믿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의 마지막 장면은 조금 씁쓸했다.
과연 이런 일이 또 있을까.
공항까지 마무리를 해주지 않는 가이드,
그 모습은 여행의 끝을 어딘가 허전하게 만들었다.

베트남에서는 생필품이 면세라 저렴하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순간, 사람들은 쇼핑센터가 아닌 마트에서 더 활기찼다.
정작 ‘의무 쇼핑’이 아닌, 스스로 선택한 그 짧은 시간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자유로웠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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