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운전을 해요.

호주 깡촌에서 싱글맘 생존기

by 블루

호주는 나이 16 살부터 필기 테스트를 합격하면 learner licence를 받을 수 있고 그 후에는 반드시 조수석에 운전경력 10년 이상인 어른이 타고 있는 상태에서는 운전을 하고 다닐 수 있다. 명목은 운전연습인 것이다. 운전연습시간 120시간을 채우면 정식 면허를 받기 위한 테스트를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연습기간 120 시간 중에는 최소한 20시간 이상 반드시 밤에 운전 연습을 해야만 하는 단서가 붙는다. 그렇게 120 시간을 채우면 운전면허 시험을 거친 후 합격하면 정식 면허증을 받는다. 한국처럼 코스 따로, 도로주행 따로가 아닌, 옆자리에 감독관을 태우고 10여분 정도 도로주행을 거치는 운전테스트다. 그렇게 해서 시험에 통과를 하면, 처음엔 Green P 라고 자동차 앞, 뒤로 녹색의 P를 1년 동안 붙이고 운전을 해야만 한다. Green P를 달고 운전하는 동안에는 시속 90KM를 넘겨 운전할 수 없으며,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 까지는 운전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1년 후엔 Red P를 달고 2년을 더 운전해야 한다. Red P는 시속 100km만 넘기지 않고 운전하면 크게 일반 면허증과 조건이 다르지 않다. 그래봤자 대부분의 아이들 나이가 20대도 안 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우리 아이도 16살 생일이 되자마자 learner licence를 받아 왔고 그 후로 주로 저녁과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겁 많은 엄마인 나를 차에 태우고 120시간을 일찌감치 채워, 17살이 되자마자 Green P 면허를 받아왔다. 고등학교 1학년에서 2학년의 나이대다 보니 아이들은 16살 생일이 되면 서로 먼저 면허증을 받기 위해 친구들 사이에 은근 신경전을 벌인다. 물론 이곳에도 운전학원이라는 게 있기는 하지만 한 시간에 7-8 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비싼 학원비로 인해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 두렵고도 불안한 조수석 동승을 울며 겨자 먹기로 자청한다. 이제 나이 16살밖에 되지 않은 자식 옆에 앉아 120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건 정말이지 살이 빠지고, 위염에 걸릴만큼 여간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아니다.

아이가 Green P를 받기 위해 감독관과 차를 타고 떠났을 때 나는 제발 떨어지라고 빌었었다. 하지만 아이는 첫 번째 시험을 통과했고, KFC에서 14살부터 일해서 모은 돈으로 미리 장만해 놓은 작은 차로 학교를 통학하기에 이르렀다. 형편이 좋은 호주의 부모들은 아이들의 16이나 17살 생일이 되면 아이들에게 첫 차를 선물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그렇게 어린 나이에 운전을 하고 다니는 거에 있어 아주 당연히 여긴다. 왜냐하면 부모 그들도 그렇게 운전을 배웠고 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아이가 차를 끌고 나가면 돌아올 때까지 신경은 곤두서 있었고, 아이가 무사히 집에 도착을 해야지만 온몸에서 긴장을 풀 수 있었다. 아이나이 18살인 지금까지도 그러하다.


호주는 아이나이 만 14세가 되면 정부로부터 Tax file number를 받을 수 있다. 그 뜻은 아이들도 정식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많은 아이들이 고등학교 10학년만 마치고 직업전선으로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한국으로 치면 고등학교 1학년만 마치고 졸업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호주는 2번의 고등학교 졸업이 있다. 그러다 보니 땅덩어리는 넓고 한국처럼 대중교통이 발달되어 있지 않다 보니, 아이들도 직접 운전을 해야만 하는 경우가 생긴 것이다. 일하러 가는 아이들을 역시 일해야 하는 부모들이 일일이 데려다주고 데려오고 할 수가 없기 때문인 것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런 시스템에 잘 적응하고 성인으로 자란다. 하지만 우리 아이와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던 아이 셋이 벌써 하늘의 별이 되어서 너무 충격을 받고 슬펐던 일이 있었다. 두 아이는 컴컴한 도로에서 장난 삼아 자동차 경주를 하다가 사고를 당했고, 한 아이는 친구집에서 밤을 세우고 새벽 일찍 일을 하러 가다가 그만 졸음운전으로 변을 당했다한다. 그중 한 아이는 나도 잘 아는 아이라서 그 슬픔은 더 컸었다.


호주는 너무 빨리 아이들을 어른으로 만든다.

운전을 하다 보면 이제 겨우 Green P 나 Red P를 단 차들이 과속을 하거나, 거칠게 운전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노련한 운전자들은 그들을 이해해 주고 보호해 주려한다. 그 어린 객기의 시절을 그들도 어렸을 때 지내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눈엔 아이들이 커다란 장난감을 가지고 도로에서 놀고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아직도 우리 아이가 외출을 할라치면 가슴이 콩콩거리기 시작한다. "조심해서 운전해"라는 나의 당부에 아이는 "알겠어요" 하면서도 귀찮아하는 눈치다. 언제쯤이면 이 불안이 없어지게 될는지 나도 나의 이 불안이 귀찮다.

위의 이야기기는 시골에서 살고 있는 지극히 주관적인 저의 글입니다. 교통이 비교적 발달되어진 도심에 사는 사람들과는 환경이 다를수 있음을 알려 드리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