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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최고의 글쓰기 선생님 3.

by 시골사모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 중반에 태어난 요즘의 30대 젊은 엄마들, 민주화와 표현의 자유시대에 태어나 질적 양적으로 넘쳐나던 좋은 그림책과 동화책들을 마음껏 읽고 자란 세대다. 경제발전과 고학력 부모세대의 덕분이라고 본다. 나는 교회에서 주일학교 선생님이 들려주는 성경동화를 듣고 자랐고 성탄절에 선물 받은 “작은 아씨들”동화책이 처음 가져 본 내 책이었다. 두꺼운 겉장이 닳도록 읽다 보니 책 속의 대화를 줄줄 외우기도 했다. 내 또래의 그 엄청난 할머니들, 이제는 손주들에게 자신들이 줄줄 외워가며 읽었던 책 속의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독후감 쓰기까지 봐줄 수 있다. 이야기 책이 귀하던 시절에 어마어마한 집중력과 에너지를 쏟아가며 읽었던 책들이기에!

무엇보다 조급하고 빠른 결과물에 욕심내는 딸내미 엄마보다 요즘 할머니들은 한 발짝 물러선 여유 있는 마음으로 손주와 알콩달콩 놀이하듯 함께 책을 읽는다. 글쓰기를 일러줄 때도 ‘곧이곧대로’에 익숙한 논술세대 딸내미 엄마는 흉내도 못 내는, 원작을 슬쩍 바꿔 여러 가지 형태로 쓸 수 있게 알려줄 수 있는 탄탄한 기본기와 실력을 갖춘 최고의 글쓰기 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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