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퇴근하고 집에 와 든 생각
갑자기 글이 쓰고 싶어졌다.
아니 오늘은 꼭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들었던 감정과 생각이 희미해지기 전에 말이다.
이렇게 글이 쓰고 싶어지는 날이 있다.
일기 형식이어도 상관없다.
어차피 요즘 종이 노트에 일기도 안 쓰고 있기도 하고,
누가 봐도 상관이 없기도 하고,
써야 생각의 정리가 될 거 같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싶을 정도로 궁금하기도 하고...
요즘 내가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
존경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냥 한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중과 대우(?)
그냥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Respect'라는 단어가 있다.
존경하다. 존중하다.라는 두 가지 뜻이 있다.
(리스펙트 하면 '쇼미더머니'가 생각난다.)
"난 너를 리스펙트 해..."
이런 말을 들었을 때의 기분은 어떨까?
다시 말하지만 존경은 바라지도 않는다.
왜냐? 내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존경받을 만한 인물은 아니거든...
그러나 존중은 받고 싶다.
최소한의 예의를 가지고 서로를 대하는 상대를 만나고 싶다.
난 X세대다.
요즘 MZ 세대 가지고 말이 많다.
특히 Z세대...
꼰대라는 단어가 등장하여 스스로 꼰대가 되지 않고자 말수를 줄이고...
(요즘엔 젊은 꼰대도 있다고 하던데... 그래서 나 보고도 당당하게 꼰대짓해도 된다던데...)
최대한 상냥한 말투로 그리고 위압적이지 않은 부탁 조로 직원들을 대하고자 속으로 다짐한다.
그러나 그걸로도 한계가 있나 보다.
낯선 이방인이 된 느낌...
사무실이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기 위해 눈치를 봐야 하는 위치.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의 일은 알아서 하고,
그것도 센스 있게...
밥만 먹으러 출근하는 식충이가 아닌 존재의 이유가 있어야 하고, 있고 싶은 사람...
오늘은 나 스스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말도 더 조심하게 되고, 행동도 조심하게 되는 하루였다.
그들에게 난 결재를 해주는 사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사람?
심지어 시스템상 오류가 있어 상담원에게 전화로 질의를 하는데도 상담원이 나를 대하는 목소리에서 귀찮음이 느껴졌달까? 친절함이 안 느껴졌달까?
나이 들수록 소심해지는 거 같다.
이 글을 읽는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다른 사람들은 널 대하는 데 있어서 달라진 게 없어."
"너 혹시 피해망상 있니?"
"아니면 자격지심이라도 있니?"
"그들이 널 기분 상하게 하면 너도 속으로 끙끙 앓지 말고 너도 똑같이 대하면 될 거 아냐."
한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싶다.
서로 간에 예의를 갖추며 지내고 싶다.
나이 들었다고 무시당하기도 싫다.
누군가에게 묻고 싶습니다.
혹시 직장에서나 가족에게서나 아니면 일상에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라는 기분이 들었던 적이 있으십니까?
그랬다면 그 기분을 떨쳐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그리고 이런 기분이 드는 이유는 또 뭘까요?
내가 자존감이 떨어진 건지...
나이 들어서 직원을 대하는 게 어려워진 건지...
직원의 사소한 말 한마디에 내가 속으로 예민하게 생각을 하는 건지...
성격상 사람들과의 갈등을 못 참는 사람인 건지...
단 한 분이라도 좀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지난 9월 2일에 썼었던 글로 그 당시의 답답한 마음을 글로 썼었는데, 한 달여가 지난 지금은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네요.
이게 바로 '글쓰기'의 힘이 아닌가 합니다.
#존중 #리스펙트 #respect #MZ세대 #Z세대 #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