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딸내미에게 온 카톡 사진.
"엄마, 나 스테이크 먹고 싶어서 꺼내놨는데
할머니가 냄새 난다고 베란다에서 구우래.
그래서 베란다에 쭈그리고 앉아서 스테이크 굽고 있어ㅠㅠ."
헉!
순간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어떤 말을 해 주어야 할지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아이고…..
할머니는 또 왜 그러실까.
엄마가 미안해.
딸, 네가 이해해 줘.
비록 베란다에서 굽지만 잘 익혀.
그리고 예쁘게 플레이팅 해서 식탁에서 먹어.
꼭꼭 씹어 맛있게 먹어.
우리 딸, 화이팅~!"
옆에 남편 얼굴 보기가 민망했다.
이 사건이 한이 맺힌 소녀는 그 후,
냄새나는 음식을 문 닫고 조리하는 할머니를 볼 때마다 질색하며 큰소리친다.
"저한테는 고기 구울 때 냄새난다고 베란다 나가서 구우라면서
할머니는 이렇게 냄새가 나는데 왜 문도 안 열고 하세요!"
"금방 만들 건데 뭐. 냄새 별로 안 나."
"아녜요. 할머니. 내 방으로 냄새 들어간다고요."
그러곤 제 방 문은 꼭 닫고 앞뒤 베란다 문을 활짝 열어젖힌다.
방치된 공기청정기 트는 것도 잊지 않는다.
참 보기 좋은 할머니와 손녀 모습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