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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돌돌 Jun 09. 2023

면접관이 알려주지 않는 면접이야기

공무원 면접


수험생활 3년 만에 공무원 필기시험에 합격한 M 씨, 현재 최종 공무원 면접 준비를 하고 있다. 필기시험 합격한 수험생끼리 면접 스터디를 준비하고 있지만 결전의 날이 다가오면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가 어렵다. 공무원 선배들은 어떻게 면접에 합격했으며, 또 면접관의 경험이 있는 선배의 이야기를 들어서 꼭 면접시험에 합격하고 싶다. 



필자는 공무원 면접을 볼 기회가 많이 있었다. 인천지방검찰청 7급 법원직 면접, 국가직 9급 운전직 면접, 소방직 소방사 면접, 공무직 환경미화 면접 등 많은 면접을 보았었다. 특히 소방직 공무원의 면접은 몇 년간 주기적으로 보았었고 한번 들어가면 일주일 이상 면접을 보기도 했다. 


면접을 많이 보았다고 해서 필자의 면접 이론이 공무원 면접의 바이블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공무원 면접은 경우의 수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무원 면접은 정량적인 수치가 아닌 정성적인 판단이 필요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동일한 면접을 보더라도 면접관의 성향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느 면접의 경우는 신뢰도를 높이기 위하여 면접관의 점수 중 가장 높은 점수와 가장 낮은 점수를 제외한 평균값을 적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만큼 면접관의 개별차가 크다는 이야기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필자 역시 면접의 유형을 어떻게 고찰해야 할지 난감한 부분이 있다. 면접의 유형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다만, 면접을 보면서 안타까웠던 점과 면접 시 후한 점수를 준 사례, 면접위원이 가장 많이 질문하는 내용, 또한 면접관이 좋아하는 유형과 싫어하는 유형에 대해서 사례별로 알아보자.


  면접 복장은 어떤 식으로 갖추어 입는 것이 좋을까. 


먼저 인사혁신처에서는 면접시험 복장에 대해 단정한 평상복 옷차림을 권장하고 있다. 수험생들의 면접을 위한 정장 구입 비용 등을 최소화하고 편안한 상황에서 면접에 임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서다. 


면접 학원에서도 단정하고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복장을 권장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공무원 면접이 예전처럼 딱딱한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에 격식을 차린 옷보다도 본인의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자율성을 갖춘 단정한 평상복 차림을 권장하는 것이다. 


사실 면접을 보다 보면 면접 복장이 거의 정해져 있다. 남자 수험생은 검은 정장에 와이셔츠에 단정한 넥타이를 맸었고 여자 수험생의 경우도 검은 치마에 블라우스로 거의가 획일화되어 있다. 


그래도 필자는 검은색 정장을 권하고 싶다. 남자 수험색의 경우 검은색 정장에 흰색 와이셔츠에 단정한 넥타이, 여자 수험생의 경우도 너무 짧지 않은 검은 정장 치마에 흰색 블라우스를 권장한다. 권장하는 이유는 튀지 않고 무난하기 때문이다. 또한 면접을 잘 보겠다는 성의를 보여주는 면도 있다. 


면접관의 경험으로 보았을 때 넥타이를 맸다고 해서 불이익받는 일은 전혀 없다. 그리고 학원가에서 자율성을 갖춘 편안한 복장이되, 단정하고 예의 바른 복장을 권장한다라고 하지만 사실 이 말은 참 난해하다. 그저 여유가 있다면 면접은 검은색 정장에 흰 상의가 제일 무난하다고 생각한다. 


 면접을 보면서 안타까운 수험생이 있었다면


인천 지방검찰청 법원직 7급 면접 볼 때의 일이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수험생이 있었다. 하지만 경찰청에서 넘어온 범죄 경력 자료를 보니 안타깝게도 그 수험생은 대학시절에 음주에 적발되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면접관이 사유를 물었을 때 저녁에 술을 마셨는데 선배가 버스가 끊겼다며 집에 태워달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운전하다가 그만 음주측정에 결렸다고 했다. 벌금형을 받아도 공무원 시험을 볼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수험생의 경우 면접이 끝나고 면접관끼리 심도 있게 토의했지만 결국은 합격시킬 수 없었다. 


공직관과 윤리관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혹시 수험생 중에 음주운전이나 다른 건으로 벌금형을 받은 적이 있다면 더더욱 각별히 신경 써서 면접에 임해야 할 것이다. 


 수험생에게 후한 면접 점수를 준 사례가 있었다면 

  

소방직 여성 공무원 면접 볼 때였다. 수험생이 면접실에 들어와 앉았다. 그런데 모든 수험생이 검은 치마 정장에 흰 블라우스를 입고 들어 온 반면 그 수험생은 보풀이 일어난 털로 짠 검은색 스웨터를 입고 들어 왔다. 조금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에 앉은 여성 면접관이 물었다. 


'이번에 소방직 시험이 몇 번째인가요?'

'네 번째 도전입니다.' 


네 번째 공무원 시험도전이라... 사실 공무원 시험준비를 게을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성 소방직 공무원은 구조구급 특별전형이었고 경쟁률도 그다지 치열하지 않았다. 나는 문득 수험생이 공무원 시험을 볼모로 몇 년간 부모님 속을 썩였을 생각을 하니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그런데 반전은 다른데 있었다. 여성 면접위원의 질문은 이어졌다.  


'면접을 보고 나서 저 문을 나가시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할 건가요?

'엄마한테 전화를 드리고 싶습니다. '


돌연 그 수험생의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이 설핏 보였다. 여성 면접위원은 되물었다. 


'어머니한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가요?'

'어머니가 혼자 저를 키우느라 고생을 너무 많이 하셔서...'


수험생의 눈가에 눈물 방울이 또르르 흘러 치마에 떨어졌다. 옆에 있는 여성 면접위원이 일어나서 테이블 위에 있는 티슈를 뽑아 수험생에게 건네줬다. 사위에는 진한 고요가 괴여 있었다. 면접위원의 질문은 계속되었다. 과거 공무원 시험에 떨어진 이유는 무엇인 것 같냐고 물었다. 


'수험 준비기간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엄마가 아프기 때문에 직장 생활을 하면서 돈을 모아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습니다. 공무원 시험에 떨어지면 다시 직장에 다녀서 돈을 모아서 또 공무원 시험준비를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정장을 입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정장이 없어서 입을 수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털 스웨터는 오래 입어도 보풀이 일어났지만 직접 실로 짠 것처럼 보였다. 사실 면접을 볼 때 고의로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는 한다. 


정답을 아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위기 상황의 대처능력을 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솔직히 나는 그 수험생한테 어려운 질문을 던질 수가 없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사실 다년간 면접관 경험에서 보면 합격을 시키기 위한 질문도 있지만 떨어뜨리기 위한 질문도 있었다. 결국 편한 질문으로 우회했다. 


'지원자가 최종면접시험에 합격해서 공무원 임용이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악성 민원인을 만났는데 인격을 모독하는 막말을 하면서 삿대질을 합니다. 어떻게 대처하실 건가요? 

''공무원이기 때문에 일단은 참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참은 후에 동료나 선배님한테 이 사실을 알리고 해결방안을 고민할 것 같습니다. 


수험생이 나가고 점수를 부여할 때였다. 면접위원 세명 중에 두 명이 '양'이나 '가'를 주면 필기점수와 상관없이 자동 탈락이었다. 오전에도 '양'이나 '가'를 받아 탈락한 수험생이 몇 명 있었다. 대부분 업무 부적격자이기도 했지만 오히려 지나친 자기 주관으로 탈락한 수험생도 있었다. 


'어떻게 보셨나요? 어렵게 자랐지만 심성도 곱고 적응도 잘할 것 같습니다. 저는 최상으로 보았습니다.'

'저도 위원장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저도 공감합니다.'


면접위원 모두 그 수험생에게 최고의 점수 30점이 주어지는 순간이었다. 물론 이런 경우는 흔치 않다. 오히려 그릇된 감성 자극은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에 유의하자.


 면접에서 가장 많이 하는 단골 질문이 있다면?  


공무원 면접 질문은 다양하다. 면접시험의 평점요소도 ① 공무원으로서의 정신자세, ② 전문지식과 그 응용능력, ③ 의사발표의 정확성과 논리성, ④ 예의・품행 및 성실성, ⑤ 창의력・의지력 및 발전가능성으로 모두 5가지이다.


면접관도 업무분장이 되어있다. 면접관은 면접 보기 전에 인사담당으로부터 예상질문지를 받는다. 대부분 예상질문지에서 추슬러 수험생에 질문을 하지만 일부 면접관의 경우는 그 예상질문지를 벗어나기는 경우도 많이 있다. 하지만 면접관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것 같다. 면접 수험생이라면 아래 질문만큼은 반드시 숙지하고 가야 한다. 


1. 저녁 모임이 있어서 퇴근을 준비하고 있는데 갑자기 상급자가 야근 지시를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2.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서 상급자가 부당한 지시를 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3. 악성민원인인이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막말을 하면서 삿대질을 하는데 이 위기를 어떻게 모면해야 할까? 

4. 봉사한 경험이 있는지 경험이 있다면 일분 정도로 요약해서 설명을 해 보라

5. 어려운 질문(예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에 대해 대답을 해 보라


위의 질문은 정말 단골 질문이다. 그리고  5항의 경우는 고의로 하는 질문이다. 이 질문은 정답을 맞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수험생의 위기 대처 능력을 보는 것이다. 사실 이 질문을 500명 이상 질문을 던졌는데 정확하게 답한 수험생은 단 한 명뿐이었다. 그 수험생은 현직 교사로서 의무소방 면접을 보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려운 질문에 대한 모범답안은 무엇일까. 사실 이 역시도 모범답안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주눅이 들거나 머뭇머뭇거려 시간을 끄는 경우는 감점 요인이 된다. 적어도 5초 안에 알면 아는 데로 모르면 모르는 데로 자신 있게 답을 해야 한다. 필자가 모법 답안으로 기억되는 것은 아래의 경우다.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면접이 끝나면 집에 가서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이 무엇인지 반드시 숙지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에 포함되지 않는다. 적어도 이 정도는 숙지하고 가야 할 것 같다.  


그밖에 '국가관'의 질문에서는 님비현상에 대해 묻기도 하고, '윤리관'의 질문에서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에 대해서 묻기도 한다. 또한 '공직 적합성'에서는 공무원에게 필요한 역량을 질문을 하기도 하고 '공직관'에서는 김영란법에 대한 본인의 견해를 많이 묻기도 한다. 


 면접관이 좋아하는 수험생의 유형과 싫어하는 수험생의 유형은?


면접을 보면서 가장 좋아하는 유형은 긍정적인 수험생이다. 면접관은 일부러 정반합이 곤란한 질문을 많이 던진다. 예를 들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때 주관을 펼치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지나친 자기 주관은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 두자. 과도한 부정적인 견해로 면접에서 떨어지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두 번째 좋아하는 유형은 질문의 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답변하는 수험생이다. 질문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을 때에도 '제가 그 질문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해를 하지 못했습니다. 다시 한번 설명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정중하게 묻는 것이 좋다. 잘못된 사례로는 '네?',라고 짤막하게 묻거나'무슨 말씀이신지 이해가...' 이런 식으로 얼버무리는 것은 좋지 않다. 


그밖에 면접관이 단점을 물었을 때는 굳이 본인의 아킬레스 건까지는 말할 필요가 없다. 어느 수험생의 경우 본인의 단점 중 트라우마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결국 그 면접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그 수험생이 트라우마 이야기를 하지 않았으면 아마 합격을 했을 것이다. 다만 개선의 여지가 있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단점에 대해서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에 자신 있게 대답해도 된다. 


그렇다면 면접관이 싫어하는 수험생의 유형은 무엇이 있을까. 지나치게 자기 주관이 강한 경우다. 자기 주관이 강하면 조직에 순응하기 힘들고 동료들과 원만한 타협이 어렵다. 면접관의 질문에 완벽하게 답을 해놓고 지나친 주관으로 인하여 면접에서 탈락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끝으로 면접관은 너무 빠른 말투를 좋아하지 않는다. 말을 빨리 한다고 해서 자신감의 점수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빠른 말투는 전투태세로 비칠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말투는 차분하고 나직한 어조의 논리 정연하게 이야기하는 것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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