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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 Nov 20. 2024

툭툭 털어내자

나의 결혼 이야기

'왜 갈수록 부정적이고 에너지가 소모되는 걸까..'

그동안 적었던 나의 결혼 이야기 글을 읽어보았습니다.

'결혼생활 더 노력해 보자..'라고 마음먹는 내용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음먹은 것과 다르게

'노력해도 달라질 수 없을 것 같다..'라고 지칠 때마다 체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배우자와 양가의 일로 대화를 하면 다른 세계의 사람과 대화하는 것 같습니다.

양가의 일로 조율 할 때마다 감정을 제외하고 객관화하는 과정에서 끝없는 에너지가 소모되어 힘이 듭니다.

조율할 때 이미 지친 상태에서 시가에 도착하면 가치관의 차이로 또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배우자와 배우자의 가족이 나쁜 사람들이고 잘못을 한 것도 아닌데..

'배우자의 세계에 내가 잘못 들어온 것이 아닐까..'

'지금이라도 서로의 세계관에 맞는 인생의 동반자를 찾아야 하는 게 아닐까..'

'나는 결혼생활에 맞지 않은 사람이지 않을까..'

계속 부정적인 생각에 두통, 이명소리가 들리고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 같은 느낌으로 논리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이제야 어머니의 결혼생활이 얼마나 힘드셨을까.. 느껴집니다. 돌아가신 어머니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엄마, 가부장적인 아빠가 공감하고 배려해주지 않았을 텐데.. 술 드시는 시아버지 모시기 힘드셨을 텐데.. 간섭하는 시누이들이 있었는데.. 결혼생활 어떻게 이어갈 수 있었어? 자식들 때문에 참은 거야? 그래서 엄마가 병이 생긴 걸까?.."

힘들 때 돌아가신 어머니가 떠오릅니다. 어머니는 한없이 저를 사랑해 주셨지만 엄격하기도 하셨던 분이라 결혼생활 힘듦을 토로하면 마음 아프시겠지만 냉철하게 말씀해 주셨을 것 같습니다.

"할 수 있는 건 다해봤는데 안되면 안 되는 거지. 결정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할 거야. 엄마도 힘들었지만 배우자와 자식이 있는 나의 가족이 더 큰 가치였고 사랑했던 거야."라고 말씀해 주시지 않을까 상상해 보았습니다.


결혼생활 모든 부분이 힘든 것이 아닐 텐데.. 지치다 보니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적었던 나의 결혼 이야기 글에 노력하자 강조하여 적었던 이유는 결혼 전 평생의 동반자가 되어주자는 결심을 쉽게 깨고 싶지 않아서였던 것 같습니다. 배우자 사람 자체를 사랑했으니 다른 요인들은 힘들지만 노력하면 결혼생활을 이어가가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들을 툭툭 털어내고 노력하려 합니다.

'배우자 외 요인들은 부차적인 거야. 평생의 동반자 되어주자. 사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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