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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드가 Jan 14. 2024

내 의지력을 믿지 마라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약하다

“저는 자극적인 것에 약한 사람이에요. 잘 중독되죠.

그래서 일상을 깨뜨릴 수 있는 자극은 거의 피합니다.”


“집중력이 약한 제가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이 모래시계로 잴 수 있는 15분”


[출처] 동아 일보 허준이 교수 인터뷰 中


습관에 실패했던 시기 

수학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교수님의 인터뷰 내용이다. 나는 이 기사와 관련된 유튜브 콘텐츠를 보고 그동안 읽었던 뇌과학 책, 자기경영, 자기 계발 도서에서 말하는 '자신의 의지력을 믿지 마라'라는 말이 가슴 깊이 와닿다. 이해가 되었다는 말을 넘어서 깨달음을 주는 인터뷰였다.


제대로 습관을 관리하기 시작한 것은 4년 정도 되었지만 자기 계발 책을 읽으며 해마다 습관을 바꾸려고 시도한 것은 15년 정도 되었다. 항상 시도는 했지만 짧으면 일주일, 길면 한 달 정도만에 계속 무너졌다. 어느 정도였는가 하면 20대 초반 때 일이었다. 시크릿이라는 책을 읽고 시각화를 하기 위해 화이트보드판을 구매해서 방에 설치한 적이 있었다. 그때 어머니께서 "너 무슨 읽었냐? 시도하는 건 좋은데 끝까지 해라"라는 소리를 자주 들을 정도였다. 아마 습관에 대해 시도하고 실패한 경험은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내가 많은 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튼 그때마다 습관이 무너지는 원인을 내 의지력에 문제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찾고 있었다. 그때 가지고 있었던 생각은 '제대로 습관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습관을 만들어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주변 환경에 무너져서 오래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 탓을 하기 싫었다. 그리고 습관을 실천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는 행동은 근본적으로 환경 탓을 하는 것 같았고 나의 의지력이 약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같아 싫었다.



습관의 성공률이 높아지게 된 시기

사실 요즘에도 루틴을 실행하는데 100%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 달에 내가 만든 루틴 90% 이상은 지키며 실행하고 있다. 주말에도 말이다. 이렇게 성공확률이 높아진 원인은 나 자신의 의지력을 믿지 않기 시작할 때부터였다. 내 의지력이 약하고 주변 자극, 주변 유혹에 약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서부터는 주변에 내가 하고자 하는 습관을 말하며 협조 요청을 했다.


첫 번째 사례로 소개드리자면 스마트 폰을 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노력하는 시기가 있었다. 와이프에게 "나 스마트폰 보는 시간을 줄이려고 하는데 밥 먹을 때나 잠들기 전에 재미있는 영상이 있어도 안 보여줬으면 좋겠어. 내가 한번 스마트폰 보기 시작하니까 빠져나오지를 못하겠더라. 내 의지력이 약하니까 도와주라."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와이프가 이해를 해줘서 정말 고마웠다. 지금은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엄청 많이 줄었고 생산성 있는 곳에 시간을 많이 사용할 수 있게 되어서 목표달성하는데 에너지를 쏟을 수 있게 되었다.


두 번째 사례는 아침에 일찍은 일어나는데, 그 시간이 의미가 없어질 정도로 낭비하는 시간이 많았던 시기가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침에 스트레칭도 해보고 운동도 해보았지만 제일 효과가 좋았던 건 샤워를 해서 맑은 정신을 상태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요즘에는 행동이 느려지고 머리가 무겁다는 느낌이 들면 샤워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오늘은 샤워 안해도 하루의 시작을 잘 할 수 있을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었다.


그 생각을 하는 것은 샤워를 하지 않아도 집중력을 나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등장할 때 드는 생각이다. 몇번 그 유혹에 넘어갔지만 그 때미다 느낀 것은 샤워만큼 나의 생산성과 집중력을 높이는 루틴은 없다는 것이었다. 요즘도 끊임없이 오늘은 샤워를 하지 않아도 정신이 맑은 상태를 만들 수 있다는 유혹이 내면에서 올라온다. 그 때마다 '아니야 넌 집중력이 약해서 샤워를 해야돼. 너의 의지력을 믿지마라. 그냥 샤워하자'라는 생각을 하며 샤워를 하러 들어간다.


세 번째는 저녁에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시기가 있었다. 저녁을 먹고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의지력을 믿었지만 그런 의지력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래도 익숙해지면 하겠지라는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독서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저녁에 책을 펴고 스타트를 끊어야 하는데, 시작조차도 하지 못해서 결국 실행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어난 직후 아침 명상 10분을 한 뒤에 독서 30분을 하는 시간으로 만들어 책을 읽기 시작했고 지금도 계속 실천 중이다.



이제는 내 의지력을 믿지 않는다

나 스스로를 관찰하며 내린 결론은 의지력을 믿지 않아야 하고, 습관을 실천하기 좋은 상황만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인정하기 시작하면 내 루틴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시간을 찾기 시작한다. 그렇게 찾아가다 보면 대부분 새벽시간이나 아침시간이다. 특히 처음 시도하는 습관이라면 더욱 그러한 시간을 찾아들어가야 한다.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 생각하는 습관은 한두 번쯤의 자극이나 유혹에 노출되더라도 유연하게 다시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이 잦게 되면 아무리 견고하게 만들어졌던 습관이라고 하더라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무너지게 된다. 나는 이런 시행착오를 여러 번 겪었다. 그래서 견고하게 만들어진 습관이라고 하더라도 이제는 절대 방심하지 않는다.


한 번쯤이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느슨해졌던 시간이 어느새 일주일이라는 기간 동안 느슨해지게 만든다.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몇 번 정도는 루틴이 깨질 수 있지만 다시 돌아오려는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그동안 만들어왔던 습관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 오늘도 주말에 집에서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의지력을 믿지 않았다. 그래서 카페에 가서 글을 적었고 집에서 마무리를 하고 있다.


오늘도 글을 쓰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점점 나에 대한 메타인지가 높아지는 느낌이 들어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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