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와 숲 속 모험

미로 아저씨 캠프 _왕자님

by 라라스칼리

미로 아저씨는 물통을 비우고 새로운 물을 받아왔어요.
그리고 조용히 나무 요정 왕자님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지요.

“왕자님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으세요?”

그 말을 들은 왕자님은 천천히 아저씨 옆으로 다가가
붓을 집어 들었어요.

“제가 그릴게요.”

미로 아저씨는 자리에서 물러나
왕자님에게 화판을 내어주었어요.

왕자님은 붓으로 선을 여러 번 겹치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파란색 물감으로 그림을 지워버렸어요.

그리고 다시 검은색, 흰색, 노란색 물감을 번갈아 쓰며
선을 그리고, 또 지우고, 다시 덧칠했어요.
마치 머릿속 생각을 꺼내듯이
조심스럽고 진지하게 선을 쌓아 올리고 뭉개기를 반복했어요.

라라가 조용히 물었어요.

“왕자님, 이 하얀색은 별을 그리는 건가요?”

하지만 왕자님은 아무 말 없이
계속 붓을 움직였어요.

미로 아저씨가 그림 뒤에서 말했어요.
“왕자님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군요.
왕자님만의 표현이 그림 속에 담겨 있는 것 같아요.”

그 말을 듣자, 왕자님은 고개를 천천히 좌우로 흔들더니
붓을 내려놓았어요.

“이 그림은 완성된 건가요?”
라라가 물었어요.

왕자님은 뒤로 한 걸음 물러나
고개를 살짝 끄덕였어요.

아저씨는 그림을 화판에서 떼어내
왕자님에게 건넸어요.

하지만 왕자님은 손을 내밀며 뒤로 물러났어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라라는 의아한 얼굴로 물었어요.
“왕자님이 그린 그림인데, 가져가지 않으실 건가요?”

왕자님은 고개를 가로저었어요.

“이 그림을 가져가면… 어마마마께서 실망하실 거예요.”

그리고는 손을 가볍게 흔들며,
조용히 큰 나무 아래로 몸을 숨겼어요.

미로 아저씨는 그림을 다시 이젤 위에 올려두었어요.

라라는 조심스럽게 그림 앞으로 다가갔어요.
형체는 명확하지 않았지만,
그림 속에서 왕자님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왕자님, 그럼 이 그림… 제가 가져가도 될까요?”

왕자님은 나무 뒤에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어요.

라라는 그림을 받아 한번 더 살펴보았어요.
그리고 조용히 그림 아래에 글씨를 써 넣었어요.

‘나무 요정 왕자님의 그림’

그 순간—
왕자님이 깜짝 놀란 듯 뛰어와
그림을 낚아채듯 가져갔어요.
그리고 하얀색 물감을 붓에 묻혀
글자를 지워버렸어요.

“이 그림은… 제 그림이 아니에요.”

라라는 놀란 듯 물었어요.

“방금 왕자님이 그린 그림인데요?”

왕자님은 고개를 천천히 저었어요.

“이렇게 부족한 그림이… 제 그림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라라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어요.

“아… 미안해요.
그럼 글자는 적지 않을게요.
제 마음속에만 기억할게요.”

라라는 그림을 다시 받아
자신의 가방 안에 조심히 넣었어요.


어느덧 캠프파이어의 장작불이
서서히 사그라들고 있었어요.

“이제 모두 잘 시간이에요.”
라라가 말했어요.

그날 밤,
라라와 요끼, 나무 요정 왕자님,
그리고 미로 아저씨는 텐트 안에서 나란히 누웠어요.

라라는 요끼와 왕자님의 손을 꼭 잡고 잠이 들었어요.

꿈속에서
미로 아저씨가 그려준 새가
요끼와 나무 요정 왕자님을 태우고
커다란 해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어요.

별빛이 반짝이고,
바람은 따뜻했고,
모두의 얼굴엔 조용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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