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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찬 라프마니노프 협주곡 2번
1월 23일 빈 공연

Yunchan Lim, Marin Alsop, ORF

by franciscopa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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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nerstag 23, Jänner, 2025. 19:30 Uhr Großer Saal konzerthaus wien.

ORF Radio-Symphonieorchester Wien

Yunchan Lim, Klavier Marin Alsop, Dirigentin


Aaron Copland Appalachian spring. Ballett for Martha (1943–1944/1945)

Brett Dean Fire music (2011) (EA)

***

Sergej Rachmaninoff

Konzert für Klavier und Orchester Nr. 2 c-moll op. 18 (1900–1901)


"음악의 나라 오스트리아에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적은 수의 오케스트라가 있다. 세계

최정상급의 빈 필과 메이저급의 빈 심포니커, 모짤테움 오케스트라 잘츠부르크 정도가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이고 빈에서 활동하는 Tonkünstler Orchestra, Radio-Symphonieorchester

Wien은 준 메이저급 오케스트라로 오스트리아 전체로 본다면 10여 곳의 오케스트라가 존재한다. 1969년 창단된 orf 라디오 심포니는 빈 필이나 빈 심포니커가 동시대 작곡가의 작품을 거의

공연에 올리지 않는 것에 비하여 현대 작품을 위주로 공연에 임하고 있다. 미국 출신 Marin

Alsop과 2019년 수석 지휘자 계약을 하고 2025년까지 연장하지만 이후 후임자나 게약 연장은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았다."


Brett Dean "Fire music"

1961년 호주의 브리즈번에서 태어난 Brett Dean은 1985~1999년까지 베를린 필 비올리스트로

활동하다 2,000년 호주로 돌아와 작곡과 시드니 페스티벌 멜버른 페스티벌 등을 큐레이팅하면서

음악 활동을 한다. 2011년 작곡된 "Fire music"은 기존 오케스트라와 3개의 작은 앙상블을 2층에

서로 다른 위치에 배치하여 서라운드 음향 기법으로 다양한 리듬과 타악기를 통해 현대 음악의

진수를 보여준다. 코플란드의 밋밋한 첫 곡에서 좌석에 기대였던 필자의 몸이 스스로 긴장하면서

경직한다. 지휘자 알솝과 Radio Symphonieorch Wien은 동시대 작곡가 작품 연주에 특화된

오케스트라답게 매우 복잡한 dean의 작품을 선명하고 명징한 언어로 청중의 귀를 파고든다.

지휘자 알솝은 섬세한 손길로 난해한 dean의 작품을 분해하고 오케스트라를 독려해 화려하고,

청중들이 처음 접한 리듬, 하모니, 오케스트레이션, 타악기등을 규합하여 독창적인 현대 건축물을

완성시켜 세상에 내놓는다. 근자에 모처럼 동시대 작곡가의 곡에서 전율을 느낀 값진 연주였고

중심에 현대 음악의 탁월한 해석의 마린 알솝이 있었다. 빈 필은 zeitgenössischer Komponist

(동시대 작곡가)의 작품을 이렇게 정교한 앙상블로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공연을 하지 않고 있다. 그 틈새를 Radio Symphonieorch Wien이 특화된 현대곡

전문으로 정체성을 이루어 음악의 도시 빈을 빛내주고 있다.



Sergej Rachmaninoff

Konzert für Klavier und Orchester Nr. 2 c-moll

라프마니노프는 24세 때 작곡한 교향곡 1번의 청중과 비평가들의 혹평으로 심각한 창작 위기를

겪는다. 우울증에 빠져 작곡을 할 수 없을 때 정신과 의사 Nikolai Dahl의 도움으로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작곡할 수 있었고 이 피아노 협주곡은 그에게 헌정되었다. “나는 Dahl의 상담실에서 잠을

자면서 매일 같은 최면술이 반복되는 것을 들었습니다. '당신은 협주곡을 쓰게 될 것입니다...

당신은 매우 쉽게 작업할 것입니다... 협주곡은 훌륭한 작품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중단 없이

항상 같은 말이었습니다. 믿을 수 없을 것 같지만 이 치료법은 나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여름부터 작곡을 시작했어요. 소재가 늘어나고 새로운 음악적 아이디어가 내 안에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27세 때인 1,900년에 이 협주곡을 쓰기 시작해 1901년 완성하여 작곡가 자신의 피아노 연주로

초연하여 열광적인 찬사를 받는다. 이 곡의 성공으로 라흐마니노프는 자존감을 되찾으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간다.

Nikolai Zverev students, Scriabin (second, left), Rachmaninoff (fifth left)


Der Kopfsatz Moderato

8 소절의 F Minor 서주가 급하다. 묵직하게 몰아야 할 서주가 20세의 임윤찬은 매우 빠른 템포로

무언가를 빨리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라도 있는 듯 서두른다. 실황 공연에서 흔히 일어나는 경우로 첫음을 서두르다 보니 천천히 순차적 steigen 해서 정점을 이루어야 할 이 곡에 중요한 여덟

소절의 서주가 일그러졌지만 임윤찬은 폭풍같은 정점으로 자신만의 라프마니노프를 예고한다.

현대곡 공연에 특화된 Radio Symphonie Wien의 결점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다양한 현대 음악의

연주 기법에 적응하다 보면 현악기나 관악기 모두가 고전이나 낭만 작곡가의 연주에서 미세한 균

열이 솔로 부분이나 앙상블에서 나타난다. 이런 연유로 빈 필은 철저하게 동시대 작곡가의 작품을 매우 드물게 연주하고 있다. 철저하게 악기까지 고수하면서 고전과 낭만 작곡가의 곡에 맞는

소리와 앙상블을 정체성으로 갖고 있는 빈 필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생각된다. 오케스트라 앙상블은 이러한 양면성을 가진다.


Der 2. Satz Adagio sostenuto

플루트 솔로에서 클라리넷으로 이어지는 라프마니노프의 사랑스러운 선율이 청중의 가슴을

울리지 못하고 있다. 이어지는 피아노 주선율을 받쳐주는 두 명의 클라리넷 주자가 이어받는

연결에서도 균열을 보인다. 이 오케스트라의 한계다. 이 곡을 이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임윤찬의

낭패이기도 하다. 솔리스트는 협연 제의가 오면 오케스트라의 상태를 확인하고 거기에 맞는 곡을

선택해야 한다. 세계 최정상급 독주자 위치에 들어서면 필연적으로 상대할 오케스트라의 컨디션을 살피고 곡의 선정해야 자신 공연에 누가 되는 일이 없다.현의 약음기까지 요구하면서 감미로운

라프마니노프의 음들이 가슴을 파고들지 못하고 있다. 오케스트라와 임윤찬의 언어가 충돌한다.

여기서 감지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의 중요한 요소가 단원 개개인의 능력이다. 빈 필과는 많은

차이점을 보이는 단원의 연주력은 세게 최정상급의 솔리스트와 함께 앙상블을 이루지 못하고

곡의 흐름에 훼방을 놓고 있다.



Der 3. Satz Allegro scherzando

20세의 임윤찬이 그의 나이에서만 들려줄 수 있는 건강하고, 맑고, 힘이 넘치는 소리의 향연이

시작된다. 한마디로 거침이 없다. 라프마니노프 협주곡 3번에서 여느 피아니스트들이 범접하지

못했던 임윤찬의 울부짐이 여기서도 피아노가 부서질듯한 함성으로 청중들이 숨도 쉴 수 없을

정도의 몰입감을 주고 있다. 대단한 집중력과 표현력에 엄청난 테크닉이 함께하면서 극치의 미를

이루는 임윤찬의 소리에서 향기가 난다. 이 향기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한 화두만을 가지고

정진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소중한 향기다. 이 향기는 조금만이라도 집중에 소홀하면은

금방 사라져 버리는 마법과도 같은 모습을 보인다. 임윤찬의 오늘 연주는 공연의 횟수가 늘어갈

때마다 자신의 언어가 뚜렷해지고 고도의 집중력 속에서 여유를 가지고 자신의 연주를 통제하는

모습에서 앞으로 그가 담아낼 그릇의 크기조차 가름이 안 되는 기대를 보여주고 있다.

25, Jänner, 2025. wien franciscopaik.




"바흐의 Goldberg-Variationen 중 아리아를 앵콜로 들려주었다. 임윤찬은 이 곡 전곡과 18세 때 2024년 국제 Bartók 작곡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하느리의 "round and velvety-smooth blend"를

가지고 4월 6일 이곳 Großer Saal에서 독주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 독주회는 4월 5일 7시 30분 704석의 Mozart-Saal에서 열릴 예정이었는데 4월 6일 오전 11시에 1,865석의 Großer Saal로

변경되었다. 임윤찬과 조성진의 메인 홀에서의 연주를 꿈꾸던 필자의 소망이 2025년 갑자기

한번에 다가온 기쁜 소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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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l4zkc7KEvYM?si=nfbiiKKCFw4BvNC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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