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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1월 25일 빈 독주회

Großer Saal konzerthaus wien

by franciscopa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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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tag 25, Jänner, 2025. 19:00 Uhr Großer Saal konzerthaus wien konzerthaus wien

Seong-Jin Cho, Klavier


Programm

Maurice Ravel

Sérénade grotesque

Menuet antique (1895)

Pavane pour une infante défunte (1899/1910)

Jeux d'eaux (1901)

Sonatine fis-moll (1903–1905)

***

Miroirs (1904–1905)

Gaspard de la nuit. Drei Gedichte für Klavier nach Aloysius Bertrand (1908)

***

Menuett sur le nom d'Haydn (1909)

Valses nobles et sentimentales (1911)

Prélude (1913)

A la manière de Borodine (1913)

A la manière de Chabrier (1913)

Le tombeau de Couperin (1914–1917)


라벨의 피아노 독주곡 전곡 공연은 1972년 미국 링컨 센터에서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한국인으로

처음이었다. 이후 반세기가 훌쩍 지난 1월 25일 음악의 도시 빈에서 조성진의 똑같은 곡으로

독주회를 가진 것은 매우 의미가 있어 보였다. 우리나라 1세대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3세대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보인 이 두 공연은 우리나라 피아노 역사를 어렴풋이나마 증명해 주기

때문이다.


조성진은 탄생 150주년을 맞이하는 라벨의 피아노 독주곡 전곡과 피아노 협주곡 2곡(안드리스

넬손스 지휘, 보스턴 심포니)을 도이치 그라모폰과 음원 작업을 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을

가지고 그는 미국 전역의 주요 도시와 유럽의 주요 홀에서 공연한다. 카네기 홀, 베를린 필하모니,

함부르크 엘브필하모니, 쾰른 필하모니, 뮌헨 프린츠레겐텐극장, 리더할레 슈투트가르트, 런던

바비칸 센터, Walt Disney Concert Hall 등 연주홀에서 독주회가 준비되어 있다. 이것은 1세대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프랑스, 유럽, 한국에서 주 활동을 했다면 조성진은 2,000석이 넘는 전 세계

주요 연주홀의 메인 홀에서 초대받고 독주회를 가질 수 있는 위치까지 성장을 뜻한다.


이번 독주회의 절정은 첫 번째 휴식 이후 연주한 Miroirs와 Gaspard de la nuit이었다. 30분

가량의 첫 5곡 오늘 공연에 적응하기 위해 비교적 편안한 곡을 배치하고 시동을 건후 두 번째의

두 곡은 라벨 피아노 독주곡 중에서도 대표작으로 꼽히는데 테크닉적으로도 가장 어렵고 톤

페인팅이나 인상파적 표현이 라벨의 정체성 확립 시기의 작품인데, 조성진은 2015년 쇼팽 국제

콩쿠루 우승 후 어린 나이에 밀려오는 엄청난 부담을 이겨내고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오로지

피아노에만 화두를 잡고 자신의 정체성을 이루기 위해 한 가지 길만을 걸어 이제는 자신의

확실한 언어로 라벨 작품의 전문가로 정확한 라벨의 언어를 풀어내었다. 특히 Scarbo의 거침없고

다양한 표현력과 응집력, 깔끔하게 정돈되어 난해한 라벨을 매우 쉽게 청중들에 전달한 그의

언어는 이틀 전 이곳에서 연주한 임윤찬과는 상반되는, 피아니스트가 표현할 수 있는 극치의

미와 향기였다. 임윤찬의 거침없는 피아니즘이 계산적이지 않고 무작정 쏟아내는 젊음에서 나오는 힘에 의한 것이라면 조성진은 그동안 연륜에 더해 자신의 정체성이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

준다. 곡에 대한 밀도와 표현력에서 독주회와 음원 작업을 철저하게 준비한 흔적이 역력하게

나타난, 근자에 접한 세계 최정상급 피아니스트의 독주회중에서도 가장 가슴을 울리는 독주회였다. 마지막 곡 "Le tombeau de Couperin"에서 다소 힘든 모습으로 밀도와 전달력에서 이완을 보인

조성진은 연주 시간만 2시간이 넘는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자신의 집중력으로 빈 청중에게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음악 세계를 각인시킨 매우 의미 있는 독주회였다.

27, Jänner, 2025. wien franciscopa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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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24일 소콜로프의 독주회. 넘치는 청중을 위해 무대까지 좌석을 만든다. 조성진의 이번 독주회에서는 간간히 빈 좌석이 보였고 청중의 3분의 1 가량이 한국인으로 채워진 점이 아쉬웠고

이번 공연으로 인해 음악 도시 빈에서도 조성진의 진가를 느끼고 많은 mania층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두 번의 휴식 시간과 연주 시간만 2시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성진의 흡인력 있는

연주에 이석없이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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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미팅을 마치고 가려다 기다리는 팬을 위해 걸음을 멈추고 먼저 다가와 사진도 찍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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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콜로프, 키신, 트리포노프 세계 최정상급 피아니스트의 공연 후 모습은 찾아준 청중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미팅을 가지며 청중들의 소중함을 표현하고 있다. 조성진은 연주 후 따로 팬 미팅의

시간을 가졌는데 엄청난 한국의 팬들이 몰려 빈 콘첼트하우스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되었다. 이틀 전 임윤찬의 공연 후 엄선한 소수만이 임윤찬과 무대뒤에서 만남을 가졌는데 철저한 과잉

보호로 찾아간 청중들이 모멸감을 느낄 정도였다. 물론 한국에서 팬들의 잘못된 극성적 행위에

지쳐서인지는 몰라도 적어도 빈의 청중들은 격조를 가지고 연주인과 만남을 가지고 있다. 어린

나이에 과잉보호에 익숙하다 보면 음악적 표현에서도 작게나마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진실된

음악을 표현하기 앞서 자신의 테크닉을 빨리 알리기 위해 서두른다던지 보여주기식 과잉 표현력

으로 참 음악에서 서서히 멀어지는 현상을 보일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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