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멸보궁까지, 불자 ROTC와 함께한 하루

<대한민국 R.O.T.C. 불교인 연합회>

이름부터 참 거창하지요?

초창기부터 조금씩 활동하다가 한동안 뜸했는데, 최근 다시 나가게 된 모임입니다.

요즘 내가 나가는 모임들 중엔 당 서열 3위 안에 드는 곳도 많은데, 이곳에 가면 오히려 아래에서 세 번째쯤 됩니다. 대부분 저보다 10년 이상 선배님들이 많으시지요.

오늘은 그 모임에서 오대산 월정사와 상원사, 그리고 중대 사자암, 적멸보궁을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가보는 성지였지요.

월정사는 대한항공을 창립한 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와 깊은 인연이 있는 절입니다. 조 회장님은 원래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셨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밤마다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꿈속에서 본 그 장소가 바로 월정사였고, 그 인연을 따라 이곳과 깊게 연결되었다고 하네요.

전생에 월정사 살림을 돌보던 화주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는데, 그 시절 자유롭게 날고 싶었던 마음이 이번 생에서 대한항공 창립으로 이어졌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실제로 조 회장님이 월정사가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하셨다고 하네요.

상원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도인이신 방한암 스님과 그 제자 탄허 스님이 머무셨던 사찰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문수동자가 모셔져 있어 입시철이면 참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지요.

상원사에서 계속 올라가면 중대 사자암, 그리고 그 정상에 적멸보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대산 적멸보궁은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가운데에서도 매우 특별한 곳입니다.

‘적멸보궁’이란, 석가모니 부처님이 입적하신 뒤 화장되었을 때 나온 진신사리, 그중에서도 머리에서 나온 사리를 봉안한 곳을 의미합니다. 오대산의 다섯 봉우리에 광명이 가득하다고 하여, 이곳을 참배하면 소원이 이루어지고, 영적 깨달음을 얻는다고 전해집니다. 우리나라 불교 신앙의 성지 중의 성지라 할 수 있지요.

이번 순례에는 R.O.T.C. 불교인 회원 20여 명과 참선 수행을 하는 용화선원의 여성 불자분들 10명이 함께해 더욱 뜻깊었습니다.

R.O.T.C.17기 선배님과 담소를 나누다가 우연히 경북대 R.O.T.C. 동기인 이승주 이야기가 나와서 선배님이 직접 이승주에게 전화를 걸어, 승주와는 몇십 년 만에 통화하기도 했지요.

참선 수행자인 여성불자들은 일당 백의 대단한 정신력의 소유자여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습니다.

오늘 오전 11시부터 오대산 일대에 비 소식이 있어 우비와 우산을 챙겨갔는데, 우리가 산행을 마친 오후 3시 30분까지는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다가,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길에 비가 내리더군요. 자연의 배려에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10여 년 만에 다시 찾은 성지를, 좋은 인연들과 함께 잘 다녀왔습니다. 이 글을 읽는 자네들도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