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게 하는 것들.

by 황기린

우울하게 하는 것들.


문득 화가 치밀어 오를 때.


평소엔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문득 이 사소한 것들에 화가 치밀어 오르곤 한다.


너무 더워서 생각보다 일찍 잠에서 깼다던가. 내가 늦게 나와 놓고는 방금 엘리베이터가 내려가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던가. 있는 힘껏 전력질주를 했는데 바로 앞에서 지하철을 놓쳤다던가. 아침에 입으려고 생각했던 옷이 빨래통에 넣어져 있었다던가. 나중에 먹으려고 고이 냉장고 깊숙이 모셔놨던 케이크를 언니가 먹어버렸다던가. 너무 다리가 아픈 날 지하철에 앉아있는데 아주머니가 앞에 서서 눈치를 준다던가. 머리를 예쁘게 하고 나왔는데 너무 습한 날씨 때문에 다시 부스스해졌다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