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발치 후 오늘은 치과 검진을 다녀왔다. 대부분 상태가 양호하고 치아도 깨끗하게 잘 닦이고 있다는 칭찬을 들었다. 지난번 교육을 받은 뒤로 정말 착실하게 관리해 온 덕분이다.
그런데 어금니 안쪽이 계속 아파서 여쭤보니, 너무 세게 닦아서 상처가 난 것이란다.
세상에, 정말 중간이 없다. 전에는 잘 안 닦아서 문제 더니, 이제는 너무 열심히 닦아서 탈이라니.
내 모습이 마치 어린아이 같다. 우리 아들 어릴 적, 어른에게는 인사를 잘해야 한다고 가르쳤더니 밖에서 마주치는 모든 어른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하더니, 결국 "인사는 아는 어른에게만 하는 거야"라고 다시 가르쳐야 했다. 지금 내 모습이 딱 그때의 아들 같다.
열심히 닦으라는 말을 너무 곧이곧대로 듣고 힘을 잔뜩 주어 상처를 내고 말았으니.
옆에 있던 남편이 말했다. "이를 닦는 건 팔 근육 키우는 운동이 아니야. 치아와 잇몸을 어루만지는 시간으로 생각해."
그 말이 맞다. 앞으로는 칫솔이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려 한다.
슥슥거리는 거친 소리 대신, 아주 미세하고 부드러운 소리가 들리게 닦아야 잇몸도 안심하고 편안해질 테니.
아픈 잇몸을 만져보며 생각한다. 치아 관리뿐 아니라 삶의 많은 부분이 그렇지 않을까. 지나치게 몰입하다 보면 어느 순간 몸에 염증이 생기고, 그렇다고 손을 놓자니 게으름이라는 충치가 걱정된다. 사람 관계도 비슷하다. 잘해보고 싶은 의욕이 앞서 너무 세게 마음을 문지르다가 서로에게 상처를 냈던 기억들.
열심히 하는 것과 다치게 하는 것 사이의 그 미세한 경계를,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내가 익혀야 할 건 결국 손목의 힘을 빼는 법이었다.
여전히 숙제처럼 느껴지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매번 내 손목에 힘을 빼느라 애쓰는 것보다, 차라리 악어새 한 마리 키우는 게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