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나이 들어감이란 약간의 불편함이다
나이 들어감이란, 나에게 약간의 불편함이다. 어릴 때부터 있던 난청은 소리를 점점 더 희미하게 만들고, 목 주변 근육이 늘어져 툭하면 사래에 들린다. 음식을 조금만 빨리 먹어도 딸꾹질이 멈추지 않는다.
다리 관절은 퇴행성 관절염이 되어 가끔 통증이 있고, 발바닥까지 아프다. 늙음이 주는 불편함을 다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그럼에도 늙음이 주는 혜택도 있다.
평생 편두통에 시달렸던 나는 이제 내 몸의 통증을 조금 더 잘 다룰 수 있다. 편두통이 찾아오려는 징후를 포착하는 순간 재빨리 약을 먹는 것. 젊은 날에는 그 징후를 몰라 통증이 극심해질 때까지 고통을 키웠고, 결국 토하고 며칠을 앓아누웠다. 지금은 그전에 해결한다.
경제적 여유도 생겼다. 맞벌이를 했지만 교육비, 생활비, 대출금으로 늘 빠듯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아이들도 독립했고 빚의 무게에서도 해방되어, 수입은 조금 줄었어도 지출이 크게 줄었다.
4년째 하고 있는 줌바댄스는 나를 정말 행복하게 만든다. 미러볼이 돌아가고, 사이키 조명이 켜지고, 심장을 울리는 음악 아래에서 몸을 맡긴다.
잘 추지는 못한다. 어느 날 딸아이가 내가 하도 열심히 추니까 몰래 촬영을 했다. 나는 어색하기 짝이 없는 내 몸짓을 도저히 볼 수 없어 끝내 보지 않았고, 지우지 않으면 인연을 끊겠다고 협박했다. 딸아이는 웃으며 말했다. "엄마, 열심히는 추는데, 엄마만 딱 반 박자씩 늦더라."
변명하자면, 동작을 충분히 외우지 못해서다. 나이 들어 정말 나쁜 것 중 하나가 기억력이다. 춤 동작만큼은 잘 외웠으면 좋겠지만, 어쩌랴. 이것이 나의 한계인 것을.
젊은 날은 일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부모님을 돌보느라 의무감의 감옥에 갇혀 살았다. 지금은 그 모든 의무에서 해방되어 시간이 많다.
그 시간 덕분에 글쓰기에 도전할 수 있었다. 막상 써보니 이 일이 참 좋다. 글을 쓰기 전에는 내 안에 이런 생각들이 있는 줄도 몰랐다.
내가 더 늙으면 늙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생각한다.
늙음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슬픈 것도, 힘든 것도 아니다. 그냥, 늙음이다. 젊음이 그냥 젊음이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