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조: 덴마크, 멕시코, 남아공
2022 카타르 월드컵이 얼마 전 종료된 것 같은데, 어느새 2026 북중미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국 공동 개최) 월드컵 대회가 약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월드컵 조 추첨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관심사지만, 현실적인 전력상 도전자의 위치에 있는 한국에는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조별리그 상대에 따라 대회의 최종 성적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12월 6일 새벽에 진행된 조 추첨에 많은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A조에 편성되었으며 유럽 플레이오프 패스 D 최종 승자, 개최국 멕시코,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이하 남아공)과 차례대로 격돌하게 되었다.
아래에서는 한국의 2026 월드컵 조별리그 상대국들의 경쟁력 요인들을 파악하려고 한다.
1차전: 덴마크 (유력!) – 조용하지만 단단한 팀
엄밀히 말하면, 덴마크가 아직 우리의 상대팀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유럽 지역에서는 내년 3월 월드컵 플레이오프가 예정되어 있고, 패스 D에서 (덴마크 - 북마케도니아, 체코 – 아일랜드) 준결승, 결승을 거친 최종 승자가 한국의 상대팀으로 결정된다. 다만, 덴마크가 2경기를 모두 승리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덴마크를 기준으로 분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덴마크는 1992년에 유럽의 최강자로 올라섰던 역사가 있고, 이외에도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 2020유로 선수권대회에서는 무려 4강까지 진출했다.
무엇보다, 선수층이 탄탄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선수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데, 대표적으로 토트넘에서 ‘우리의 캡틴’ 손흥민과 함께했던 크리스티안 에릭센, 에밀 호이비에르가 있다. 이외에도 라스무스 회이룬,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 카스퍼 슈마이켈, 미켈 담스고르, 파트릭 도르구 등이 모두 덴마크 국적이다. 이런 선수들이 공수에 걸쳐서 골고루 분포해 있다는 부분이 덴마크의 팀 경쟁력을 향상한다. 화려한 느낌보다는 안정감이 돋보이고, 공수 전반적으로 균형이 잘 이루어져 있다.
2차전: 멕시코 (개최국!) – 월드컵에서 늘 까다로운 팀
객관적인 전력 평가를 떠나, 이번 대회의 개최국이다. 한국은 이미 2002년 한일 월드컵을 통해 개최국이 가지는 이점이 얼마나 큰지를 직접 경험한 바 있다. 자국민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서는 평상시보다 경기력과 집중력이 상승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멕시코는 원래 강한 팀이라는 사실이다.
1994년 미국 월드컵부터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7회 연속 16강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이 매 대회 ‘16강 진출’을 목표로 삼는 것과 비교가 된다.) 한국 입장에선 아직까지 조별리그 통과라는 과제가 쉽지만은 않은데, 멕시코는 꾸준하게 그런 성과를 만들어냈던 팀이다. 게다가, 개최국 이점까지 챙길 수 있기에 한국에는 매우 부담스럽다. 추가로, 한국은 이미 2018 러시아 월드컵 때 조별리그에서 멕시코에 당한 아픈 기억도 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선 전력이 많이 약화되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 9월 평가전 때 한국은 멕시코를 상대했었다. 2:1로 앞서다가 경기 종료 직전에 실점해서 2:2로 무승부를 하게 되었는데, 경기력 측면에서는 충분히 승리를 했다고 기대할 만한 경기였다.
강력함이 떨어졌다는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라울 히메네스와 에드손 알바레스처럼 EPL 출신들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요약한 덴마크처럼 슈퍼스타급의 선수들은 적지만, 팀 내부적으로 끈끈함과 조직력이 장점인 팀이다. 어쩌면, 북중미 지역의 덴마크라고도 평가할 수 있는 국가다.
3차전: 남아공 (복병!) – 변수형 팀, 반드시 이겨야 하는 팀
지난 월드컵 대회들을 돌이켜보면, 공교롭게도 한국은 아프리카 팀과의 결과가 대회 성적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사례가 적지 않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나이지리아와 2:2로 비기며 16강에 진출했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알제리에 패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가나에 패했지만 경기력 자체는 뛰어났고, 결국 16강행에 성공했다. 종합하자면,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였을 때, 한국의 대회 성적도 만족스러웠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남아공 대표팀의 대부분의 선수들은 마멜로디 선다운스 FC에 소속되어 있으며, 이 팀은 남아공 리그 최강 명문 클럽이라고 전해진다. (참고로, 지난여름 개최된 FIFA 클럽월드컵 대회에서는 울산 현대를 제압하기도 했다.) 주목할 만한 선수로는 라일 포스터인데, 현재 프리미어리그 번리에서 활약을 하고 있다.
아프리카 팀들은 한번 좋은 흐름을 타게 되면, 예측하기가 정말 어려워지고 대량 실점의 위험성이 존재한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알제리전을 기억해 보자.) 하지만, 반대로 너무나 쉽게 무너지는 경향도 있다. 한국의 장점을 잘 활용하는 경기를 한다면 의외로 수월하게 경기를 이끌어갈 수 있다. 미지의 팀인 만큼, 축구 협회는 남아공 전력분석을 위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대회에 전력분석관과 코치진들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Major League Soccer
총평- 쉽지 않지만, 충분히 해볼 만한 조
냉정하게 보면, 한국이 확실한 우위를 장담할 수 있는 상대는 없다. 모두가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포트에서 최상의 전력을 갖춘 팀들을 만나지 않게 된 부분은 분명한 호재다. 만약 브라질이나 잉글랜드, 혹은 노르웨이나 세네갈 같은 팀들과 한 조에 묶였다면, 대회 시작 전부터 분위기는 훨씬 비관적으로 흘렀을 것이다.
여전히 홍명보호의 월드컵 성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다. 필자의 주변 지인들로부터 얘기를 들어본 결과, 조별리그 상대팀들에게 패배할 것 같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패배할 것 같다’ 느낌과 ‘어차피 진다’는 단정은 다른 문제다. 조 추첨 이후의 분위기는 후자보다는 전자에 가깝다. 대표팀이 충분한 자신감을 갖춰서 본선 경기에 임한다면, 그러한 인식을 뒤집을 수 있다.
홍명보호는 이미 월드컵이라는 항구를 향해 출항했다. 최종 목적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최대한 이 항해가 오랫동안 이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