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

프롤로그

by 달빛여우

이건 감정의 인질극이다.

사랑은 있었지만, 존중은 없었다.

나르시시스트 남편과의 결혼 생활은 나를 조금씩 지워갔다.

그의 기분에 맞춰 웃고, 눈치 보며 살다 보니 어느 순간, 내가 누구였는지도 잊게 되었다.

기분이 나쁘면 내 탓, 일이 틀어지면 내가 문제.

그런 날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어느 날은 터져버리기도, 완전히 무너지기도 했다.

하지만

어제와 오늘은 울었어도, 내일은 웃고 싶었다.

그게 날 살아내게 한 한 줄기 희망이었다.

이 연재는 ‘금쪽같은 남편’과 살아낸 날들의 생존기이자, 감정의 쓰레기통이 아닌 ‘나’로 다시 돌아가는 회복의 기록이다.

말이 되는 날도 있고, 안 되는 날도 있다.

그 모든 날들 위에, 나는 나를 다시 세운다.

그저 지나온 시간을 담담히 꺼내어 놓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