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이야기.
퇴근한 남편의 얼굴엔 유난히 까칠한 기색이 묻어 있었다.
그런 일이 하루이틀도 아니니, 평소 같았으면 그냥 넘겼을 것이다.
그런데 나도 예민했는지, 이유가 궁금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저렇게 얼굴에 짜증을 덕지덕지 바르고 들어온 걸까.
'한번 들어나 보자'는 심정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별것도 아니었다.
그저 자기 짜증을 감당하지 못해, 그 기분을 내게 뒤집어씌우려는 것.
마치 내가 감정 쓰레기통이라도 되는 양,
아무렇지도 않게 던져버리는 그 말투에 머릿속에서 붙잡고 있던 어떤 끈이 ‘툭’ 하고 끊어졌다.
“당신이 뭔데.”
그 말은 계산된 문장이 아니었다.
속에서 끓던 감정이, 더는 눌러지지 않고 터져버린 순간이었다.
남편은 그 말에 움찔했다.
둘 사이에, 잠깐 공기가 멈춘 듯했다.
“당신이 뭐야. 당신이 뭔데, 날 이렇게까지 힘들게 해?”
말은 멈추지 않았다.
입에서 쏟아진 문장들은 정리되지 않은 채, 감정 그대로 흘러나왔다.
나도 놀랐다.
내가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다.
잘 참아왔고, 넘겨왔고, 삼켜왔는데—
왜 오늘은, 이렇게까지 터져버린 걸까.
내가 왜 이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