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 #섬뜩 #희극적 #2000년대 초반 뉴욕 감성
여러분에게 소개해드리고 싶은 영화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아메리칸 사이코> 인데요.
좀 잔인하긴 하지만, 여피족¹을 풍자한 블랙코미디스러우면서도 희극적인 스릴러 영화입니다.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미 알고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1990~2000년대의 뉴욕 감성을 즐기기에도 좋은 영화입니다.
전반적으로 따뜻한 색감이지만, 뉴욕의 밤이 찾아왔을 때 패트릭의 살인행위가 시작되면서 섬뜩한 스릴러의 재미가 일품인 영화입니다.
소개는 여기까지 하고, 본격적으로 영화 리뷰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여피족: 젊은(young), 도시화(urban), 전문직(professional)의 앞글자 'yup'를 딴 말로, 1980년대 젊은 부자를 뜻함)
뉴욕의 여피족¹인 패트릭 베이트만(배우:크리스찬 베일)은 젊은 나이에 뉴욕 금융사의 CEO를 맡고 있는 능력자입니다.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을 예정이면서, 예쁜 약혼녀 에블린까지 있는 패트릭은 외모, 돈, 명예까지 부족함이 없는 완벽한 남자입니다.
그러나, 이 완벽함이 너무 공허했던 것일까요?
그는 자신이 누리는 일상적인 행복에 만족하지 못하고, 비일상적인 행위에 오히려 쾌락과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바로, "살인"입니다.
그의 엽기적인 살인은 점점 심해지면서, 패트릭의 고뇌도 점점 깊어져갑니다.
당연히, 그를 향한 수사망도 점점 좁혀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패트릭은 점점 미쳐갑니다.
패트릭의 살인에 따른 심리 변화와 긴박하게 흘러가는 상황이 <아메리칸 사이코>의 영화의 주요 흐름입니다.
주인공 패트릭이 금융사의 CEO인 만큼, 그의 주변친구들도 다들 한 가닥 하는 인물들입니다.
그런 인물들이, 점심시간에 모여서 하는 짓이 바로 자기들의 명함을 자랑하는 겁니다.
그저 폰트랑, 질감, 워터마크 등이 삽입된 명함 하나로 약간의 우월감을 느끼는 그들의 모습.
주인공 패트릭은 자신보다 세련된 명함을 가진 이들에게 "살의"를 느끼기도 합니다.
가장 멋진 부분은 명함의 디자인 자체가 아니라, "vice president"라는 직위일 텐데, 이 부분은 오히려 그들의 관심사 밖에 있습니다.
본인의 순수 능력이 아니라 수저를 잘 물고 태어나서 그러한 감동이 없는 걸까요?
그들의 관심은 물질적이면서도, "겉부분"에만 치중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이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들이 곳곳에 나와서, 무겁고 긴박한 영화 흐름속에서 잠깐씩 한숨을 돌릴 수 있게 해줍니다.
주인공 크리스찬 베일이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은 "광기" 그 자체입니다.
아이가 장난감을 갖고 놀듯, 즐거워하는 패트릭의 표정은 섬뜩합니다.
일상에서 그가 업무를 할 때는 항상 지루한 표정을 짓지만, 살인을 하기 전에는 누구보다 신난 표정이 참 인상적이더군요.
아이가 한 가지 장난감을 갖고 놀지 않듯, 패트릭의 살인 도구도 다양합니다.
총을 쏘기도 하고, 칼과 도끼를 쓰기도 하며, 심지어 전기톱까지 쓰는 그의 엽기적인 행위는 꽤 잔인하게 묘사되니 시청할 때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 영화를 총 3번 정도 봤었는데, 처음에는 스릴러 영화의 재미만을 느끼며 봤었습니다.
두 번째에는 영화 스토리를 이미 알고 있으니, 뉴욕의 감성을 즐기면서 가볍게 봤던 것 같습니다.
두 번 전부 그냥 가볍게 봤었는데요, 세 번째로 볼 때는 느낌이 조금 달랐습니다.
주인공 패트릭의 "공허함"이 눈에 보이더군요.
그에게 있어 "살인"은, 삶에서 가장 큰 쾌락과 행복을 주는 의미 있는 행위처럼 보였습니다.
무규칙적이고 쾌락으로 범벅된 그의 살인은, 패트릭의 공허한 내면을 나타내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사람들과 사회생활을 할 때는 가식적인 그가, 살인 앞에선 어린아이처럼 진실된 표정을 보여주거든요.
아버지의 회사에서 고속 승진을 하고 잘생긴 외모로 여러 여자들과 어울리는 그에게, 인생은 너무나 쉽고 지루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패트릭은 살인이라는 행위를 통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불안감과 긴장감을 즐기는 게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일상에서 아무런 의미와 재미를 느끼지 못하기에, 살인이라는 일탈적인 행위로 쾌락을 맛보는 겁니다.
그래서, 패트릭은 더욱더 웃기게 행동하고 가식적인 웃음을 짓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러한 행위를 통해, 자신의 공허함과 지루함을 조금이라도 달래 보려고 했던 느낌이 들었거든요.
언제 또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될지 모르겠으나, 네 번째로 볼 때는 제가 패트릭의 어떤 모습을 보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스릴러영화를 좋아하시고, 20~30년 전의 뉴욕 감성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잔인한 영화이니 시청에 주의하시기 바라며, 이만 영화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