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정원 감상 후기
이번에 소개해드리고 싶은 영화는 <언어의 정원>입니다.
예전에 한 번 본 뒤로, 비 오는 날에 항상 생각이 나는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님 작품의 특징인 뛰어난 작화와 감성적인 음악이 잘 어우러져서 비 오는 날에 참 보기 좋습니다. 러닝 타임은 45분 정도로 짧은 만큼, 기승전결이 빠르고 뜬금없이 결말이 나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그만큼 가볍게 보기 좋은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전반적인 분위기를 #로 표현해 본다면,
#비 #로맨스 #감성적 #교사와 학생의 러브 스토리 #청춘
이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네요.
사실, 줄거리는 별 거 없는데 작가님의 작화와 음악, 분위기가 전부 다 한 영화입니다.
구두 장인을 꿈꾸는 '다카오'와 교사로 재직하는 '유키노'선생이 비 오는 날에 어느 공원에서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초콜릿을 안주로 아침부터 맥주를 마시는 유키노 선생과, 비 오는 날이면 1교시를 무조건 빼먹고 공원에서 구두를 디자인하는 다카오.
둘 다 문제아 같아 보이기는 하는데, 유키노는 말 못 할 사정이 있긴 합니다.
어쨌든, 비 오는 날마다 둘이서 땡땡이를 치며 만나며 즐거운 시기를 보냅니다.
하지만, 비가 그치면서 오히려 그들의 관계에는 폭풍우가 몰아치게 되면서 이야기가 급격히 전개되네요.
포스터에는 "사랑"보다 더 오래된 "고독과 슬픔"에 관한 이야기로 소개되어 있는데요.
영화의 줄거리를 생각하면 좀 뜬금없는 문구라고 생각합니다.
왜 뜬금없이 고독과 슬픔이 나올까? 곰곰이 생각을 해봤더니, 저는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각각 고독과 슬픔을 상징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구두 장인을 꿈꾸는 다카오는 전문학교 학비를 벌기 위해 여름이면 항상 아르바이트를 하고, 하교 후에도 구두 디자인을 하며 고독하게 현실을 살아갑니다.
유키노는 반대로, 학교에서 말 못 할 사정 때문에 슬픔을 지니고 살아가죠.
주인공들이 만나서 사랑이 싹트기 이전에, 이미 각자 고독과 슬픔을 지니고 살아가는 존재들이었기에 사랑보다 더 오래되었다고 표현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면 제목은 왜 <언어의 정원>일까요?
비 오는 날에 정원에서 둘이 만나는 게 사실 거의 전부인 얘기인데, 왜 뜬금없이 "언어"라는 말이 붙었을까요?
저는 간단하게, 주인공 둘이서 이 정원에서 얘기를 나누기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남자주인공 "다카오"는 구두를 꿈꾸는 장인이기에 친구들과 활발하게 지내는 학생은 아닙니다.
여자주인공 "유키노"는 부당한 일을 당해도, 말하지 않고 꾹 참고 지내는 조금은 답답한 교사입니다.
이렇게 말을 잘 못하는 주인공들이, 정원에 만나서 즐겁게 얘기를 나누기에 언어의 정원이라는 제목이 붙은 게 저의 첫 번째 해석입니다.
근데, 이는 너무 단편적인 해석이라서 조금 더 생각을 해봤습니다.
두 번째 해석은 여자 주인공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 생각해 봤습니다.
유키노 선생은 부당한 일을 당해도, 말로 표현하지 않고 묵묵히 참아내는 사람입니다.
남자주인공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도, 그에 대한 답을 제대로 하지 않는 답답한 사람이죠.
이 때문에, 그녀는 건강하게 자신의 트러블을 해결하지도 못하고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도 놓칠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모두 "언어"를 사용하지 않아서 생긴 트러블입니다.
정작 자신은 문학교사인데도, 자신의 언어를 제대로 표현할 줄 몰랐던 사람이었던 겁니다.
하지만, 다카오를 만나면서 그녀는 자신의 언어, 즉 "감정"을 표출하게 됩니다.
감정을 표출함으로써,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정원(=다카오)을 지켜내기도 하고, 문학교사 일을 계속해 나갈 수 있게 됩니다.
언어를 정제하여 인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내는 예술인 "문학"을 가르치는 그녀가,
자신이 좋아하는 공간인 정원에서 다카오를 만나 "언어(=감정)"를 표출하는 방법을 배운 이야기.
유키노 시점으로 이 영화를 본다면 <언어의 정원>이라는 제목이 참 적절하지 않나 싶네요.
결국 언어라는 것은 자신을 표출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볼 수도 있으니까요.
비 오는 날에 감성적인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고 싶다면, <언어의 정원>을 적극적으로 추천드립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내용은 여기까지이며, 다음에도 재밌는 영화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