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영화 리뷰

머물러만 있어도 괜찮아 <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 후기

멈춰서 쉬어야 할 때는 푹 쉬기를

by Nos

INTRO


최근에 네이버 멤버십에 넷플릭스가 연결되면서, 저도 넷플릭스에 다시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넷플릭스 하면 역시, 메인 화면에서 이것저것 작품들을 하나하나 훑어보는 재미가 있기에 쭉 둘러보다가 한 가지 발견한 영화가 있습니다.

그게 바로, <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였습니다.

썸네일이 딱 일상 힐링물인 거 같아서, 오랜만에 한 번 볼까 하여 보게 되었는데 참 잔잔하고 평화로운 영화였습니다. 간단하게 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444.jpg 주인공 이이즈카

줄거리


완전 내향형 인간인 이이즈카는 취업 후에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퇴사하게 됩니다.

퇴사 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해결하던 이이즈카.

그녀는 차마 가족에게 그만뒀다는 말을 반 년동안 하지 못하고 그저 아르바이트를 하며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누립니다. 그러다가, 중학교 때 같은 반 동창이었던 오오토모를 우연히 재회하게 되면서 그녀와 다시 친분을 쌓아가며 자신의 상처를 위로해 가는 일상 힐링물이 주요 내용입니다.


23.jpg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두 청춘들.


기억에 남는 대사


그래도 매일 아침 눈 떠서 학교에 가고 이렇게 일하는 것만으로도 되게 기특하지 않아요? 늘 생각하거든요 나 자신이 기특하다고.


주인공과 같이 근무하는 여자 아르바이트생이 말하는 내용입니다.

사실, 저 대사를 보고 나서 약간 어이가 없긴 했습니다. '너무 당연한 거 아닌가? 겨우 저 정도로 자신을 기특하다고 할 수가 있나?'라는 꼰대 같은 생각이 바로 들었죠.

하지만, 공부도 하면서 저렇게 아르바이트도 하는 삶이 그렇게 순탄치만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힘들고 가끔은 지칠 때도 있는데, 자신을 저렇게라도 대견해하지 않으면 버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옆에 주인공 이이즈카도 저 대사를 듣고 많은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자신이 회사에 출근해서 일하는 걸 너무 당연시하고, 기특해하기보다 그냥 누구나 당연히 해내니까 별 일 아닌 듯이 취급해 버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누군가는 지쳐버려서 더 이상 회사생활을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이즈카는 어쩌면, 자신이 회사를 다닐 때 좀 더 스스로를 격려했다면 더 오래 다닐 수 있지 않았을까요?


우리는 누구나 하고 있는 일들을 하고 있을 때, 스스로를 폄하하거나 아무렇지 않게 생각합니다. 학생이면 당연히 공부를 해야 하고, 직장인이면 더 당연히 일을 하고 있어야 하는 것처럼요. 그러나, 그 본분을 열심히 안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지금, 자신의 본분을 충실히 하고 있다면 스스로 격려를 해보는 게 어떨까요?

어쩌면 남들은, 나보다 조금 덜 열심히 살아갈 수도 있으니까요.


4322.jpg 이이즈카와 그녀의 중학교 동창 오오토모


END


저도 역시, 중간에 멈춰서 쉬어간 적이 있는 사람이라서 이 영화가 되게 와닿았습니다.

괜히 어머니에게 회사를 그만뒀다는 말을 하기도 좀 그렇고, 회사를 그만둔 나 자신이 패배자처럼 느껴지고 말이죠.

하지만, 그 멈춰 선 시간은 나를 위해 꼭 필요했던 시간입니다.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렸다면, 분명히 저는 잘못된 길로 빠져들었을게 분명하거든요.


이이즈카의 일상은 누군가에겐 약간 답답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딱히 재취업을 위한 공부를 하거나 다른 부업을 하고 있지는 않거든요. 그저 하루하루 미래 없이 살아가는 모습이 불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시간은 앞에서 말했 듯 분명 필요한 시간입니다.

어차피, 우리는 결국 다시 재취업하여 회사에서 일을 할 거잖아요? 그럴 거라면 몇 개월정도 쉬어가는 시간은 사치가 아니라 재정비 시간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시간은 낭비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지나고 나면 나에게 꼭 필요했던 시간임을 깨닫게 됩니다.


저 또한, 아무런 재취업 준비도 하지 않고 게임만 하거나 만화만 보면서 시간을 허비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시간이 참 아쉽고 낭비처럼 느껴지지만, 분명 그 낭비도 필요했던 시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또, 누구보다 성실하게 인생을 살아가고 있거든요.


지금 회사를 그만두고 잠깐 쉬고 계시거나, 취업이 안돼서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인 청춘들이라면 이 영화를 한 번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정말 잔잔한 일상 힐링물이라서, 맘 편히 볼 수 있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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