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째 나눔-나도 다 느끼는걸

보고, 듣고, 느끼고

by Traum

검지 손가락 마디가 팅팅 부어 있는 에뎀.


에뎀은 음악을 사랑하는 11살 아이다.

영어를 좋아하고, 피아노를 좋아하고, 무엇이든 듣는 것을 좋아하고, 책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것만 봐도, 에뎀이 어떤 성격인가를 알 수 있다. 에뎀은 정적이고, 마음이 여리고, 표현을 제 때 못할 뿐, 아주 예민한 감각을 가진 아이다.


에뎀을 알고 지낸 지 약 6개월, 반향어를 보였던 에뎀이 어느 날부터인가 반향어가 아닌, 대화를 이어간다.

"좋은 아침이야, 에뎀" 하면,

"좋은 아침이야,???" 하고 상대방의 이름을 말한다.


"맛있게 먹어, 에뎀" 하면,

"고마워???"라고 답을 하기도 한다.


에뎀의 성장과 발전에 나는 너무도 기뻤고, 꼭 안아주었다.

그뿐 아니었다, 얼마 전 에뎀이 나에게 오더니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다 듣고 있었어. 너도 음악을 좋아하는 거 알고 있었어, 그래서 너무 반가워"


나는 지금까지 답이 없는 에뎀에게 매일매일 조금씩이라도 에뎀과 공통된 부분이 있는 것을 혼자서 얘기하곤 했었다.

"에뎀은 노래 듣는 걸 좋아하는구나, 책에서 노래가 나오면 더 좋지? 나도 음악을 좋아하거든. 우리 똑같네? 피아노를 좋아하는구나, 나도 피아노를 정말 사랑해. 나도 매일 피아노를 치고 있어, 너도 그래? " 이럴 때마다 에뎀은 그저 나를 보고 웃기만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에뎀이 말을 한다.

에뎀이 반향어가 아닌 답을 하는 말을, 학교에서 내가 제일 처음 들었고, 누군가에게 말을 먼저 한 것도 내가 제일 먼저 들었던 것이다. 나는 이 기쁜 순간을 어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에뎀을 꼭 안아주고 고맙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며칠을 친구들과도 말을 조금씩 시작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누군가가 에뎀에게,

"에뎀, 너 말한다며? 나한테 아무 말이나 해봐, 내가 들어야 믿을 거 아냐. "라고 하자...

에뎀이 소리를 내며 검지손가락 마디를 이빨로 물고 불안해한다. 그 모습을 내가 보았다.

' 하.... 이런 말 하지 말지... 정말 하지 말지...

에뎀은 다 듣고 느끼고 그러는데... 이렇게 하면 아이가 힘들어지는데... 그러지 말지...'


에뎀은 결국 다시 먼저 말을 붙이지 않는다.

에뎀의 성장이 잠시 가로막혀 있음에 틀림없다. 더 자세히 마음을 들여다보고 계속해서 노력해야 하는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짐이 분명하다. 우리는 이미 에뎀의 성장을 보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나와 다른 동료들, 친구들 등등 조금씩 서서히 다시 에뎀의 마음을 돌리려고 애쓰는 중이다.


모든 순간이 모든 설명이 필요하고 모두가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상황엔, 설명을 굳이 안 해도 그냥 넘어가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을 굳이 안 들어도, 마치 들은 것처럼 넘어갈 때도 있는 것 아닌가, 그게 그냥 살아가는데 기본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예민하고 특별한 감각을 지닌 아이들에게 그렇게 하나부터 열까지 마치 따지듯 해서, 뭐를 얻어내려고 그러나 싶은 게, 나는 사실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


이번 주는 아파서 학교에 오지 않는 에뎀을 위해 기도한다. 마음도 다시 나아져서 다시 조금이라도 대화를 할 수 있는 기적의 순간이 다시 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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