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것
AI 영화만들기를 하며 우습게 여겼던 것들에게 큰코를 다치는 중이다.
특히나 나란 인간은, 재밌겠다! 라고 생각하고 뭘 시작했다가 포기가 아주 빠른 편인데
남들이 다 재밌다고 해도 끝까지 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안에서 해야할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걸 '진정성' 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를 끝까지 끌고 가는 힘... 그것은 어디에 있을까?
11년간 작가생활을 하며 깨달은 점이 있다면, 좋은 발상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엔딩까지 가는 힘이 약하다는
것이었다.
반대로 어떤 이야기로 마무리 짓고 싶은지 엔딩부터 그려지는 이야기는 생각보다 중간을 받치는 힘이 아주
강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하지만 도파민에 쩔어있는 전두엽을 가진 나로써는 '발상' 만큼 재밌는 기획! 도 또 없기에
지금까지 AI영화의 주제를 공모전 한달을 앞두고 4번이나 바꿔대고 있으니
제대로 나올지 아닐지도 이젠 모르겠다.
일단 눈으로 봐야 직성이 풀리니 이것 저것 이미지를 생성 또 생성.
3분짜리 영상을 만드는데 처음엔 3일이 걸리더니 이젠 거짓말을 조금 보태서 3시간이면 하나를 만든다.
정신없이 작업이 끝나고 나면 탈진이 될것 처럼 지친 상태가 되지만
그 3시간 동안은 앉은 자리에서 집중을 한 것이니... 재밌기는 재밌는 작업이다.
AI 영화를 만들며 배운것은 '타협' 이다.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것을 얻어내지 못할것을 알기 때문에 어느정도 타협이 가능한 그림이 나오면
거기에서부터 시작하고는 하는데, 완벽하지도 않으면서 완벽주의 병이 있는 나에게는 좋은 인지행동 치료가 아닌가...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기도 한다.
비디오 가게 내부의 모습을 이미지로 하나 만들어 내는데도 꽤나 많은 시간을 소요해야 한다.
신비로운 느낌을 원하지만, 오래된 느낌을 구현해 주기도 하고.
신비롭게 해달라고 하면, 너무 만화처럼 나와서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줘야 알아먹는 AI.
비디오를 고르는 남자의 모습은 좋지만, 비디오에 쓰여있는 외계어는 삭제와 수정이 필요하다.
목소리를 입힌 할머니 영상을 보며 ㅋㅋㅋ 헛웃음을 참지 못하는 중...
내가 원한 것은, "못 보던 얼굴이네.. 뭐 찾아?" 하고 의심스럽게 물어야 하는건데
나문희로 빙의한 할머니는 낭낭한 목소리로 뭥찾앙?? 하고 물으시는 것이 너무나 귀여워 버림...
그래서 할머니를 바꿔 보았으나
할머니 손... 무엇... 무서워...
점점 늙어가는 나...
완전 노가다...
그냥 글쓰는게 가장 행복한것 같다.
아무튼 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
그러나 발상만큼이나 중요한 엔딩!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 그게 없다면 이야기는 산으로 간다는 사실.
알고 있는 사실이면서도 매번 실수를 반복하는 내 자신.
그 과정을 거치고 나면, 또 좋은 이야기를 만나게 되겠지만!
의미부여가 필요한 이야기보다는
저절로 의미가 떠오르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
망할놈의 컨셉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이놈의 시나리오 쓰던 버릇은 어딜 가질 않는다.
장면을 위한 장면말고
이야기를 위한 이야기말고
뭔가 딱!
아?
이거?!
하지만 이미 알고 있지 않나.
무릎을 탁 치는 영감은 놀고 먹다 오는것이 아니라 고통속에서 몸부림 치다 쓰러져 곧 죽겠다 싶을때
온다는 것을.
그러니 연습, 또 연습.
연습 밖에 답이 없다는 것또한 알고 있다.
아무래도 영상 공부를 계속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