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재능이 없어, 대신 '이것' 한다.

부천대학교 강의를 마치고...

by 희원다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부천대학교에서 강의 요청이 있었다. 매년 이맘때면 나를 기억해주고 기회를 건네는 소중한 인연 덕분이다. 아무런 강의 경험도 없던 나에게 간호사 취업 강의를 맡겨주신 그분 덕분에, 해마다 가을이면 이렇게 강단에 선다. 그래서 내게 이 계절은 조금 특별하다.


그 인연 덕분에 나는 매번 주제에 맞는 강의 스토리를 새롭게 짜고, 강의안을 다듬으며 꾸준히 연습해왔다. 대학 강의는 자주 있는 기회가 아니다 보니 준비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서일까, 내가 매일 강의 연습을 한다고 했더니 한 지인이 놀라며 힘들지 않냐고 물었다.

하지만 나는 학생들을 만나기 전 늘 설렌다. 그래서 연습하는 시간이 힘들다기보다는 즐겁다. 잘하고 싶어 부담은 있지만, 좋아하는 일을 준비하는 과정이기에 버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이번 강의는 같은 학교에서 다시 하게 된 만큼 준비 기간도 길었고, 연습량도 자연스레 많아졌다.


작년에는 학교에 직접 운전해 갔다가, 길치인 내가 초행길에서 폭우를 만나 아찔한 순간을 겪었다. 그 기억 때문에 이번에는 대중교통을 택했다. 버스와 기차, 지하철을 바꿔타며 편도 세 시간이 걸렸지만, 그 시간이 오히려 여유로웠다. 졸기도 하고, 책을 읽고, 강의 연습을 하다 보니 어느새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강의장에 도착하니 1년 만에 만난 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간호학과 학생뿐 아니라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모여 있어 순간 긴장이 됐지만, 막상 강의를 시작하자 시간은 금세 흘러 1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준비한 대로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매일 쌓아온 연습 덕분에 큰 실수 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Q&A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만큼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질문해주어,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강의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 안도와 동시에 괜한 걱정이 스며들었다. 보통은 강의 후 만족도 조사 결과를 공유해주시는데, 이번에는 소식이 없었다. ‘혹시 만족도가 낮았던 건 아닐까? 부정적인 피드백이 많아 일부러 전하지 않으신 건가?’ 나도 모르게 내가 했던 말을 곱씹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걱정하고 있는 나를 한 발짝 떨어져 바라봤다. 이미 끝난 일을 붙잡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며 ‘최선을 다해 연습했잖아. 그걸로 충분해’ 하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결과보다 과정에 마음을 두고, 후회 대신 다음을 준비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삶을 단단하게 이어가는 방법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