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4일 첫 출근, 그로부터 정확히 10년 뒤의 기록
2016년 1월 4일. 미군부대에 첫 출근을 했다. 두바이에서 승무원으로 하늘을 날며 외국인들과 근무했던 경험이 있었음에도, '한국 속의 미국'이라는 특수한 공간이 주는 긴장감은 생소했다. 매일 아침 미국으로 출근했다가, 8시간 뒤 다시 한국 사회로 퇴근하는 기묘한 일상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2026년 1월 4일 오늘, 그날로부터 정확히 10년이 지났다.
23살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나는 어떤 직장도 3년 넘게 버텨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 내가 이곳에서 10년을 보냈다는 것은, 이곳이 나에게 꽤나 적합한 터전이었음을 증명한다. 하지만 나는 그 안락함이 줄곧 불편했다.
누군가에겐 배부른 고민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68세까지의 정년, 규칙적인 삶. 하지만 그 안락함이 주는 평온함이 커질수록 내 안의 호기심은 자꾸만 작아졌다.
나는 직장이 주는 안정은 기쁘게 누리되, '나'라는 사람의 가능성까지 그 울타리 안에 가두고 싶지는 않았다.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나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것, 그것이 내가 내 삶을 대하는 최고의 예우라고 생각했다.
단순히 '10년 차 간호사'이고 싶지 않다.
'간호사'라는 명사에 나를 가두지 않는다.
나는 간호사라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나'라는 존재를 확장해 가고 있다. 누군가의 진로를 돕는 강의를 하고, 타인의 삶에 동행하는 코칭을 하며, 기록하는 크리에이터로 살아간다.
출퇴근 시간이 정확하고 오버타임이 없는 환경 덕분이기도 하지만, 결코 시간이 남아서 하는 일들은 아니다. 나는 '지금의 자리에서 가능한 방식'으로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불편함을 즐기는 실험, 나의 10년
우리는 모두 자신의 의지로 태어나지 않았고, 바꿀 수 없는 수많은 통제 불가능한 것들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안에서 자신의 삶을 살고, 누군가는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산다. 나는 후자의 삶을 살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사실 꽤나 '불편한' 일이다. 세월에 따라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계속 변하기에, 끊임없이 나 자신에게 호기심을 갖고 질문을 던져야 하기 때문이다. 노력하지 않아도 살아갈 방법은 다양하지만, 나는 나 자신에게 끊임없이 호기심을 갖고 질문하며 답을 찾는 과정을 즐긴다.
"나도 강의를 할 수 있을까?", "내 글이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줄 수 있을까?", "내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삶의 방향을 찾아줄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지금 나의 모습이자, 앞으로 내가 살아갈 방식이다.
10년을 넘어, 다시 시작될 여정
안정된 울타리 안에서 나를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이 실험이 누군가에게는 유난스러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는 한, 나의 성장은 정년이라는 마침표에 갇히지 않을 것이다.
10년 전 오늘, 긴장된 마음으로 부대 정문을 통과하던 그날의 마음을 기억한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오늘, 나는 여전히 설레는 마음으로 나라는 사람의 다음 페이지를 기록한다. 나의 이 작고 꾸준한 여정이, 어딘가에서 자기만의 답을 찾고 있을 누군가에게 기분 좋은 영감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