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빗방울과의 대화
한동안 햇살 가득한 날들이 이어졌다.
습도 없는 맑은 공기,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마음 깊은 곳까지 정화되는 기분
그런 날들이 계속되던 어느 날
느닷없이 장맛비가 쏟아졌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강한 빗줄기였다.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문득 작은 빗방울 하나가 말을 걸어온다.
''왜 그렇게 놀라, ''
작고 부드러운 음성은
금방 내 심장을 안정시켰다.
''햇살에 익숙해져 있던 거지?
사실 나는 늘 이 자리에 있었어.
네가 알 수 없었을 뿐이야.''
그 말에 그냥 할 말을 잃고 멍하니
작은 빗방울을 바라보았다.
무심히 흘려보냈던, 그 수많은 작은 위로들...
결국 내 마음속에서도
그 아이들이 조용히 살고 있었던 거다.
어느새 빗방울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나는 잠시 네 눈앞에 머무르지만
그 잠깐이 너에게 꼭 필요한 순간이 될 수도 있어.
햇살만으론 자라지 못하는 생명이 있는 것처럼 말이야.''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창을 열었다.
습도를 머금은 신선한 공기가 스르륵 방 안으로 들어온다.
평온함이 깃든 공기가 나를 감싸주었다.
비가 오는 날,
나는 작은 빗방울의 위로를 마음에 담고
또 한 번 살아낼 희망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