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모함과 불안전함이 좋지만, 불안전함이 무서웠기에 공무원을 선택했다.
왜 교사가 되었냐고 묻는다면 내가 아는 공무원 중 가장 변화무쌍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매년 만나는 아이들이 바뀔 것이고 나의 철학에 따라 교육활동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1) 자신만의 '교사다움'을 강요하는 이가 너무 많았다.
결국 타인의 기준에 맞추느라 나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어떤 교육활동을 할 때마다 먼저 드는 생각은 '이런 민원이 들어오지 않을까?' 였다. 그리고 과한 걱정이란 말이 무색하게 들어맞았다.
자신의 맘에 들지 않는다면 나는 언제든 공격을 당했고, 너때문이라는 말을 수도 없이 받아내야 했다.
2) 공무원이기에 할 수 없는 것이 많았다.
겸직을 할 수 없기에 직업을 바꾸기 전 나의 재능을 돈으로 환산해보는 경험을 할 수가 없었다. 대학생 때부터 전공이 교육으로 굳어져있었기에 이직이 쉽지 않았다. 사회에서 바라는 능력을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맞는지 확인조차 해볼 수 없었다.
자유로운 교육을 실천하며 살 수 있을 거라 믿으며 교사에 길로 들어선 나에게 공무원은 수갑과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 나는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때 많이 들은 이야기는 아래와 같았다.
1) 최고의 신부감인데 아깝네
2) 교사보다 나은 직업이 있을 거 같아?
3) 직업은 돈벌이 수단이지 자아실현하는 수단이 아니야 사회는 현실이지 낭만이 아니야.
이런 이야기를 듣고 흔들리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공무원은 안정적이며, 안정적이고, 또 안정적이다.. 내가 무엇을 해도 짤리지 않는다. 그렇기에 난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내가 원하는 삶이었을까?' 나는 불완전하고 흔들리고 미성숙할지라도 나의 젊음을 만끽하고 싶었다. 낭만을 추구하는 것이 왜 나쁘지?라는 마음이 불쑥 올라왔다.
그래서 나는 1년만에 교사를 관두고 에듀테크 프로그램을 만들고, 학습 자료를 만들어 나만의 공간에 올려보곤 한다. 매달 월급이 들어오지 않아도 지금의 나는 울지 않는다. 출근길에서 아무 이유없이 울던 나는 이제 더이상 울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