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에서 배운 ‘성장’이라는 감각
나는 첫 커리어를 에듀테크 스타트업에서 시작했다.
내가 속한 팀은 설립 초기부터 변화와 실험이 많았고, 그 흔적은 팀 이름에도 고스란히 남았다.
선생님지원팀 → OT팀 → 선생님온보딩팀 → 교육팀 → 서비스운영팀
이 변화의 마지막에서, 나는 3년 차 운영자로 첫 회사에서의 커리어를 마무리하게 됐다.
변화무쌍한 환경 덕분에 정말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었고,
그중 지금도 기억에 남는 미션이 하나 있다.
내게 주어진 첫 미션은, 서비스를 갓 시작한 신규 이용자들의 ‘활동성’을 높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질문했다.
“왜 이들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가입까지 했는데, 정작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까?”
많은 이유가 있었지만, 내가 집중한 건 가입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잠재 사용자’ 들이었다.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내가 선택한 방법은 단순했다.
직접 고객이 되어보는 것.
운이 좋게도 나는 이미 이 서비스에서 500시간 이상 활동한 고객이었다.
덕분에 실제 사용자 입장에서 느껴지는 불편함과 심리적 장벽을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었다.
나는 이 서비스를 처음 시작할 때 막연한 두려움을 느꼈다.
가입 절차를 모두 마친 뒤, ‘이제 수업을 진행하세요’라는 안내는
마치 나를 벼랑 끝에 혼자 내던지는 말처럼 들렸다.
“정말 이게 끝일까?”
“나는 아직 아무것도 가르쳐본 적이 없는데…”
특히 과외 경험이 전무했던 나에겐 그 불안이 더 컸다.
그래서 한동안은 수업에 지원하지도 못했고,
겨우 매칭이 되어도 “망했다…” 는 생각부터 들었다.
그 경험을 떠올리며 생각했다.
나 같은 사람이 나 혼자일까?
그게 기획의 시작이었다.
우선, 현재 가입된 선생님들의 데이터를 살펴보았다.
대부분 20대 초·중반의 대학생, 그리고 나처럼 과외 경력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교육 콘텐츠의 방향은 명확했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개념 중심의 강의가 아니라,
“야, 나도 했어. 너도 할 수 있어!” 라는 심리적 에너지였다.
나는 심리적 허들을 낮추는 온보딩 콘텐츠를 유튜브 라이브로 기획했고,
실시간으로 수업 지원까지 유도하는 인터랙션을 설계했다.
그 결과, 첫 방송에 350명 이상이 시청했고, 이후 매주 진행하며 평균 150명 이상의 참여율로 이끌었다.
실제로 약 70%의 신규 선생님이 라이브로 수업 지원을 완료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나는 중요한 것을 배웠다.
사람은 시스템만으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주는 것, 그 자체가 교육의 시작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때 처음으로, 나는 깨달았다.
“나는 운영자가 아니라, 사람의 시작을 돕는 교육자에 가까웠다.”
그 이후부터 나는 점점 더, 사람을 성장시키는 일에 대한 본질적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고민은 자연스럽게 HRD라는 세계로 나를 이끌었다.
나의 첫 교육 설계는 그렇게 시작됐다.
이 프로젝트는 단지 콘텐츠 하나를 기획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내 커리어 방향을 완전히 전환시킨 계기였다.
처음이 가장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나는 사람에게 누구나 있는 그 ‘첫 걸음’을 더 잘 만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 나는 HRD로의 커리어 전환을 위해 공부하며,
‘시작을 돕는 교육자’로 성장하기 위한 길을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