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화두는 세뱃돈이다. 중2, 초6이 되는 1호와 2호에게 미리 언지를 해 두었다.
세뱃돈을 받으면 그중의 일부는 주식을 사는 데 사용하자고. 갑자기 입이 불룩 나오더니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뭐든 앞으로 생길 일에 대해서 미리 말을 해 두는 것이 좋다. 안 그러면 갑작스럽게 내가 자기들의 돈을 갈취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수도 있으니 미리 밑밥을 깔아 둔다.
사실 1년 전 만하더라도 나는 주식의 '주' 자도 모르는 문외한이었다.
돈을 굴려라. 구르는 돈에는 이끼가 낀다. 투자를 안 하는 것은 바보들이다.
이런 말들을 수도 없이 들어왔지만 나는 개미 같은 사람이라 무서웠다. 내가 두려워한 것은 원금손실이다. 그저 월급을 받으면 일부를 적금을 넣고, 목돈이 생기면 예금을 하는 정말 개미 같은 사람이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남편과 크게 싸운 적이 있다. 주제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의 대출을 1억을 받아서 주식을 사자는 것이었다. 지인이 추천하는 종목이 있는데 주가가 많이 올랐단다. 우리 집이 강남아파트도 아니고 대출이 나와봤자 1억 정도다. 집값의 절반 정도를 주식에 넣자는 그의 말에 나는 불같이 화를 내었다. 만약에 원금 손실이 되면 어쩌냐고. 그러면 우리는 집을 날릴 수도 있고, 대출이자까지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 지인은 주식을 3만 원 대에 샀지만 지금 우리가 사면 17만 원 정도에 사야 한다. 그야말로 피크를 찍었을 때 그 지인은 추천을 해 준 것이다. 더 오를 거라는 희망을 품은 채로.
원금손실이 두려운 것도 이유 중의 하나였지만 내가 대출을 받아서 주식을 하는 것에 반대를 한 결정적인 이유는 남편의 무지 때문이었다. 주식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들조차 주식의 성과가 나쁠 수도 있는데 그와 나 우리 둘을 주식을 구매하는 방법조차 모르는 상태였다. 소위 말해서 영끌을 하자는 건데 너무 불안했다.
몇 날 며칠을 싸우던 중 급기야 나는 결심을 했다. 주식! 너 뭐니? 내가 너에 대해서 좀 알아야겠어. 일단 제일 쉬운 주식 책을 3권 구매해서 읽기 시작했다. 남편은 유튜브를 독파하며 나를 설득할 준비를 했다. 우리 둘은 주식에 대해서 알아가기 시작했다.
30~40권의 책을 추가로 독파를 했다. 경제신문도 구독을 했고, 경제뉴스를 매일 보고 있다. 딱 3개월이 지난 시점이었을 것이다. 대강 느낌이 온다. 뭘 해야 할지 감을 잡았다고나 할까. 내가 내린 결론은 미국 주식을 사는 거다. 나의 노후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그리고 빚을 내서어 주식을 하는 등의 무리한 투자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소소하지만 아이들에게는 각자의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어서 주식을 운용을 하고, 난 내 이름으로 주식을 굴린다. 책을 읽기 전에는 알지 못했을 분야지만 꾸준한 책 읽기로 나는 지금 주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그렇게 두려워하던 원금손실은 없다.
모르면 배우라고 했던가. 카더라 통신은 믿을 수 없지만 책으로 쓰인 내용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전 세계의 베스트셀러라면 더욱 신뢰할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너무 큰 용돈은 아이들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리하여 이번 세뱃돈의 일부는 미래에 투자하기로 한다. 그리고 엄마가 가져가는 돈이 아닌 각자의 주식계좌에 돈이 들어가는 것을 보는 아이들에게 작게나마 경제교육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덧붙이기) 내가 만약 1억을 대출받아서 주식투자를 했더라면? 지금 주식의 값어치는 17만 원에 한참을 못 미치는 가격으로 하락을 했다. 그리고 그 당시의 대출이자는 사상최대치로 이자의 부담이 상당했을 것이다.
주식투자의 대가는 내가 다 감당을 하는 것이다. 언제 매도를 하고, 언제 매수를 할 것인지는 다른 사람이 결정해 주는 것이 아닌 오로지 내가 결정을 하고 그 모든 책임 또한 내가 짊어지는 것이다. 이제 나는 내가 오롯이 결정을 다 한다. 그 책임 또한 감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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