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출근을 하지 않는 쉬는 날이다. 무려 평일이라서 남편은 출근했고 아이들은 등교를 해서 집에는 오직 나뿐이다. 혼자 있음을 즐기려는 찰나 현관에서 들려오는 반가운 소리다.
나에게는 남편 말고도 언제나 반가운 사람이 있다. 이름도 알지 못하는 그가 너무나 반갑다. 하루에 여러 번 방문한다고 해서 귀찮아할 내가 아니다. 이렇게나 반가운 사람은 무려 여러 명인데 그들의 직업은 택배기사님이다.
개인적으로는 친분이 전혀 없어서 나에게는 낯선 그들이다. 회사별로 연락처만 덩그러니 저장되어 있다. ○○택배 기사님이라고. 오늘은 주문한 적도 없는 택배가 배송된다는 문자에 설렘과 궁금함을 가득 안고 있던 때다. 택배상자를 보곤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좋은 생각 잡지사에서 보낸 택배다. 7월 잡지에 글이 실린다고 했었지. 벌써 인쇄가 끝나서 배송이 온 것이다. 선물은 눈건강을 위해 루테인 6개월치를 선택했다. 보통사이즈와 큰 글씨잡지의 잡지 두 권이 나에게로 왔다.
잡지에 글이 실린다는 것은 엄청난 영광이다. 하물며 오래된 연식을 가진 잡지사로 전 국민이 다 알고, 드라마에도 종종 나오는 유명한 잡지에 말이다.
글 채택 후 동의를 얻기 위해 연락이 온다. 분명 출판사에서는 윤문을 한다고 했었다. 분명 공지한 것을 기억한다. 윤문이라는 것은 글을 다듬는 건데 분량상 조절도 하고, 편집도 하고 그러겠다. 막상 책을 받아본 나는 살짝 당황한 나를 발견했다.
이거 내가 쓴 거 맞나?
원글을 알고 있는 1호에게 글을 보여주었다. 초고에는 없는 문구들과 생략된 내용들. 하물며 제목까지 다듬어졌다. 약간의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나의 본모습을 알지 못하는 글의 전문가가 보기 좋게 읽기 좋게 다듬어진 내 글이다. 나만의 색깔이 진한 녹색이었다면 이 글은 옅은 파스텔톤으로 표현되는 듯했다. 약간의 위트나 웃음기는 빠진 느낌이랄까.
아무렴 어떨까. 어쨌든 내 글은 그 의도를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조금 심심한 채로 잡지에 글이 실렸다. 거기에 만족해야지. 이제 에세이 분야에는 2년 정도 채택이 안될 거라는 잡지사 담당자의 말을 새기며 다른 분야에 응모를 해봐야겠다.
전국의 많은 국민 여러분이 2025년 7월호 좋은 생각 잡지의 65페이지를 많이 읽어봐 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