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의 맛을 읽고

203일차 언제나 퇴근은 꿀맛이지

by 소곤소곤


제목부터 나의 구미를 당긴다. 이래서 책은 제목이 정말 중요한가 보다. 브런치스토리에서 그림형제라는 필명을 쓰고 있는 김호성작가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외국계 은행에서 9년간 근무하며 마케팅 전략을 담당했고 이후 카드사, 보험사를 거쳐 현재도 금융권에 몸 담고 있다. 이 책은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등장인물들에게 저마다의 스토리를 입힌 독특한 방식의 작품이다.


너무나 궁금한 이 작품의 목차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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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다 보면 느끼는 감정들이 있다. 솔직하게 드러낸 작가의 글에 크게 공감을 해 본다.


축구팀이 성적이 나지 않는다고 자꾸만 선수를 포지션만 이리저리 바꿔댄다. 골키페에게 공격을 시키고, 공격수에게 수비를 시키는 일이 이 회사에서는 아무렇지도 앓게 일어난다. 정작 교체해야 할 건 감독이다. 돌아가는 꼴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내가 대장이 아닌 한 입 다물고 내 일이나 하는 것이 상책이다. 바보짓의 여파가 나에게 미치치 않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하루하루가 치이는 삶이다. 지하철에서 엘리베이터에서 회사에서 치인다. 하지만 이제는 익숙하다.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도 없는 법이다. 삶은 언제나 여유롭고 즐거운 일들만 있어야 한다는 기대라도 한 것인가. 그런 게 아니라면 이 정도의 삶도 나쁘지 않다.

회사원의 하루는 뻔한 일들의 반복이다. 지루하다. 하지만, 그 안에 이렇듯 쏠쏠한 즐거움들이 있다.

손님들은 은행의 친절한 겉모습에 잘 속는다. 평생 친구가 되어주고 자기 일처럼 도와줄 것으로 착각하지만, 현실의 은행은 1원 한 푼도 고객에게 양보하지 않는다.

소주잔을 내려놓고 삼겹살을 집어 입에 넣는다. 돼지는 얼마나 두려웠을까. 사람들이 자신의 살을 도려내 불판 위에 올려놓는 순간 두렵지 않았을까. 두려웠겠지. 왜 겁이 안 났겠어. 그런데 막상 이렇게 삼겹살이 되고 보니 별것 아니지. 뭐든 시작하기 전이 가장 두려운 법이다. 막상 시작하고 보면 별것 아닌 일이 많다.

일하며 대하는 환자들이나 보호자들에게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들이 아무리 성가시게 하고, 어처구니없는 요구를 하더라도 단 한 번도 짜증을 낸 적은 없다. 하지만 정작 사랑하는 그에게는 일하며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모두 짜증으로 쏟아내고 말았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그를 떠나보냈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딸과 함께 하기 위해 직장도 휴직했다.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잠이 들 때까지 함께 보내는 시간은 더없이 소중하다. 하지만 기가 빨린다. 항상 하루의 끝에는 체력도 정신도 소진되어 너덜너덜해진다.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한다는 건 생각만으로도 아찔했다. 남편 연봉이 조금만 더 오른다면 과감하게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육아에 전념하는 것도 고민해 봤다.



글을 읽다 보면서 생각했다. 그는 20개의 직업을 다 경험해 보았을 것 같은 의심이 든다. 특히 나는 간호사 엄마다. 그는 간호사의 삶을 잠깐이라도 살아본 것일까? 전문용어를 이리도 자연스럽게 대뱉고, 출근하는 3교대 간호사의 심정을 어찌 이리도 잘 안단 말인가, 특히 나이트 근무를 끝낸 후의 노곤함은 너무나 공감이 된다. 내 속에 들어갔다가 나왔나? 또 그는 남자인데 어떻게 엄마의 삶을 이리도 잘 아는 것일까? 의심스러운 구석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또 이 책을 읽다 보면 공감되는 구석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말을 구석구석에 실어서 속이 다 뻥하고 풀리는 구석이 있다. 처음 글을 써보는 솜씨가 아니다. 특히 그의 글 표현방식은 너무나 세련되어서 따라 하고 싶은 문구가 참 많다. 이러니 한 번도 투고를 안 해봤다는 그가 출간소식을 전할 터이다. 그의 필체라면 이런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제목으로 시선을 확 끌더니 소설집이란다. 짤막한 단편들을 묶는 것인데 너무 흥미롭게 잘 읽었다. 나도 글쓰기 장르를 에세이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여러 장르에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도 조금 든다. 이런저런 직업을 곁눈질해 본 느낌이다. 어느 직업이나 고충이 있다. 하지만 그런대로 살아갈만한 세상인 것 같다.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야겠다. 그것이 쌓인 것이 우리네 인생일 터이니.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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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6393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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