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많이 되는 영화였다.
감독의 전작도 좋은 작품이 있고, 배우들도 대한민국의 탑배우와 최신예들을 데려다 놓고 찍었으니 무언가 풍자와 조롱이 좋은 재료들과 버무려져 좋은 영화가 나오지 않았을까 많은 기대를 하고 보게 된 영화였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존재하지 않을 캐릭터인 주인공에 몰입되지 않아 얼굴은 굳었고, 관객들은 코미디를 보면서 웃음 한 점 흘리지 않는 영화였다.
마치 감각적인 10년 전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영화의 화면은 '올리버 스톤'의 옛날영화를 흉내 낸 형식주의에 빠져있고, 설정들은 코미디라고 굳이 쟝르를 이야기하기에 허용되는 오차범위를 위험하게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영화의 주인공과 주인공이 보는 티브이 화면의 인물들과의 교감은 10년 전 액자 프레임을 다시 먼지 털어 걸어놓은 듯한 형식들이어서 시대를 뛰어넘어 과거에서 나온 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신선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데다가 정치적 성향의 좌우를 이도 저도 아닌 듯 객관적인 척 보는 듯하다가 제일 중요한 장면인 '더킹'이 영화를 보는 당신이라고 주인공이 이야기하는 장면에선 국방부 홍보영화를 보는 것 같아 표정이 굳어졌다.
마치 맵지도 싱겁지도 달지도 차라리 쓰지도 않은 아무것도 아닌 음식을 커다란 냄비채 먹으라고 하는 것 같아 부담스럽기만 한 이 영화에서 느끼는 것은 이 영화를 제작한 돈은 어디 라인을 타고 만들어졌을까 하는 의구심이다. 중립이어서 스위스에서 투자받진 않았을테고....
올해 제일 시간이 아까웠던 알맹이 없는 공갈빵 같은 이 영화는 분명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겠지만 이런 영화를 만들 돈을 어떻게 찾아내고 만들었는지 제작자에게 차가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2017, 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