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 양평, 안양천, 오목교, 어반스케치, 공원, 러닝, 고양이
http://cafe.naver.com/hongikgaepo
동네 공원이다.
지도에서 볼 때 구성감도 규모도 있기에 늦은 오후 오목교지하철 역 근처에서 버거킹 와퍼를 싸들고 소풍을 간다
'오목교'를 가로지른다
최근 자주 건너는 '오목교'는 어릴 적 자주 찾았던 '잠실대교'를 떠올리게 한다.
건너진 못하고 망설이다 소용돌이치는 물만 바라보고 오곤 했다
그곳 자양동에서 잠실까지 건너가기에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어렸을 때 그렇게 나를 확장시키고 있었다.
그 이상은 나에겐 무리였다.
어느 날 무심히 다리를 건너고 느꼈던 기분, 시원하고 아무것도 아니었다 허탈하지만 뿌듯했다.
오늘도 나의 공간을 한걸음 확장 시키려 길을 나선다.
지도에서 보고 가보고 싶던 곳이다. '양평'이란 동네가 경기도에만 있는 줄 알았다.
마치 '신사동'이 강남에도 있고 은평구에도 있는 것처럼 '양평'은 서울 영등포구에도 있었다.
그 양평의 콘크리트 벽들 사이를 헤치고 도착한 곳 '양평 유수지 생태 체육공원'이다.
지도에는 중앙에 연못이 있다고 했는데 메워버렸는지 피난 가기 전 어설프게 꾸며 놓은 듯한 정원이 있고 데크로 무대가 마련되어 있다.
건너편 50년은 넘었을 것 같던 다른 종류의 나무들이 관객들처럼 늘어서 있고
그 무대를 중심으로 나를 펼쳐 본다
단지 어둠 속에서 장님처럼 감각에 의지해 붓으로 춤을 춘다.
삼십여분 짧은 춤에 지쳐 햄버거를 우걱우걱 욱여넣고 '안양천'으로 나간다.
시원한 주말저녁 역시나 뛰는 사람이 많다.
아니 모두들 아주 열심히 뛰고 있다.
그 길에서 나는 걷는다.
마치 왕가위 영화의 주인공처럼 나의 필름의 속도는 60 프레임으로 찍고 30 프레임으로 플레이한다
2025,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