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사립탐정 진 앤 송 Jan 6. 2026
본 탐정이 굉장히 흥미롭게 본 영화 <탐정사무소>에서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 강현중 씨의 대사 중에 이런 멘트가 있습니다.
탐정! 영어로 Detective, Private Eye, Private Investigator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드러나지 않은 사정을 몰래 살펴 알아냄. 또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되어 있다.
흥신소, 심부름센터 등으로도 불리며 배우자의 외도 증거를 찾아 달라든가 다른 사람의 뒤를 캐달라고 하는 그런 부류들과 나를 같이 취급하지 마라.
나는 비밀과 미스테리를 해결하고 기어코 진실을 발견해서 나쁜 사람을 혼내주고 억울한 사람을 구해주는 그런 진정한 탐정이다.
(총 3부작이며 내용 자체는 엉성한 B급 에로틱 스릴러이지만 의외로 짠내 나는 하드보일드 탐정의 현실을 잘 묘사한 작품입니다.)
불 꺼진 사무실에 들어와 패기 있게 저 말을 던지지만 곧바로 장면이 바뀌어 월세 독촉을 하는 집주인을 피해 계단 옆의 벽에 얼굴을 대고 숨으면서 (??)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겨우 월세 몇 푼에 도망자 신세가 되다니...”라며 자조 섞인 말을 던지는데
짧은 멘트이지만 저 대사가 본 탐정에게 매우 진하게 와닿은 것은 진정한 탐정이란 추리를 발휘해 미스터리를 풀며 <이 일이 어떻게 해서 일어난 것인지> 개연성 있게 펼쳐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하며 배우자의 외도를 추적하거나 타인의 뒷조사를 하는 것은 엄밀히 따지면 근원적인 탐정의 본령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저 작품에서의 <강현중> 탐정은 뭔가 추리를 해야 하는 사건을 맡으면 엄청난 활력을 보이며 추리나 미스터리 없이 그저 카메라를 들고 타깃을 쫓고 미행만 해야 하는 의뢰를 맡으면 급속히 활력을 잃고 처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가 가장 빛나는 순간은 “제 추리는 이렇습니다.”라고 모두를 향해 던지며 사건을 설명할 때였습니다.
(하긴 본 탐정이 일본 여탐정 <무라노 미로>에게 꽂힌 부분도 그녀가 “그럼 가르쳐 드려야겠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정정해 줘.”라고 던진 장면이었으니 탐정이 추리를 통해 사건의 미스터리를 풀어내는 모습은 그야말로 백미이며 추리소설이 대대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바로 이 장면을 보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탐정探偵이란 단어는 특이하게도 명사이자 동사인 단어인데 드러나지 않은 사실을 밝혀내다, 또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모두 의미합니다. 그러니 농담처럼 보이지만 이런 용법도 가능합니다.
(탐정에 대해 알아보다 -> 탐정을 탐정하다)
이렇게 사용할 수 있는 단어이기에 탐정이란 늘 쉬지 않고 살피고 찾고 추리하며 움직이는 그 자체가 존재감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많은 탐정 지망생들이 셜록 홈스를 보며 꿈을 품고 사건을 추리하고 미스터리를 푸는 탐정을 동경하며 라이센스를 따러 옵니다만 시대가 흘러오며 요구되는 능력과 업무도 변해감에 따라 셜록 홈스 이래로 내려오는 탐정의 근본이 다소 변하여 가정문제, 부부문제에 대한 상담과 아주 높은 확률로 배우자 외도 상담, 기타 민형사상 증거수집 등의 영역으로 전환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의 괴리 앞에서 혼란스러워만 할 게 아니라 탐정의 본령, 즉 <공적 영역이 도와주지 않는 개인의 고민에 대한 추리를 활용한 조력과 조언>이 가능하도록 스스로를 갈고닦고 필요한 때에 실력발휘가 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본분일 것입니다.
명탐정 코난과 쌍벽을 이루는 레전드인 <소년탐정 김전일>을 보면 이상과 현실의 처절한 괴리가 나오는데 추리와 미스터리를 풀며 우리가 생각하는 명탐정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의 학생 시절까지이며 37세 직장인인 김전일, 그리고 44세의 유부남에 아빠가 된 김전일은 그야말로 현실에 찌든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자신의 탐정사무소를 차린 44세 시점에서는 추리는 온 데 간 데도 없이 현실의 탐정들과 똑같이 외도 조사에 착수하고 월세 걱정을 하는 리얼리티를 선보입니다.)
이상만으로 살기란 참으로 고달픈 현실인데 본 탐정은 이곳 카카오 브런치 플랫폼을 빌려 오랫동안 품어온 로망으로 탐정노트를 채워 보려 합니다. 앞으로 펼쳐질 본 탐정의 브런치는 의뢰인에게 사건을 추리해 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5개의 매거진을 병행하여 연재할 계획입니다.
1. 역사ㆍ문학 추리특급
역사 속 에피소드와 문학 작품들에 대해 세심한 추리와 분석을 통해 기존의 상식을 뒤집는 재해석을 함께 나눌까 합니다. 한 사건 (* 작품) 당 최소 상ㆍ하 2부작이며 여러분들께도 매우 소소한 재미와 함께 한 번쯤 생각해 볼만한 화두를 건네며 지식과 교양의 저변을 넓혀 나가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2. 결혼과 가정 & 사랑과 전쟁
탐정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가장 지대한 관심과 열의를 가진 결혼과 부부, 가정, 사랑에 관한 콘텐츠들입니다. 부부심리와 가정문제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특히 본 탐정이 부부상담에 대해 공부하며 느꼈던,
<피해자보다 가해자를 배려하고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만 끝없는 희생을 강요하던> 기존의 부부상담, 가정상담의 허구성을 밝히며 균형 잡힌 시각과 추리로 부부문제를 재구성하는 내용들도 포함되어 있어 여러분들께 참고가 될 만한 분석이 될 것 같습니다.
3. 여성과 사역
이 매거진은 본 탐정이 기독교인이자 목사 안수를 받은 성도로서 여성 목사 안수에 대한 논란에 허와 실을 분별하고 가부장적이고 남존여비적으로 여겨져 온 성경이 정말로 말하는 진실은 무엇인지 함께 변증 하는 시리즈입니다.
4. 다시 보는 여성신화
역사와 신화, 전설과 고전문학 속 히로인들에 대해 분석하고 추리하며 재평가ㆍ재해석을 나누는 시리즈입니다. 멋진 여걸로 여겨져 온 인물에 대한 재평가, 비운의 여주인공으로 해석되었던 인물에 대한 재해석은 소소한 재미와 흥미에 이어 아스트랄한 반전의 짜릿함을 여러분들께 제공해 드릴 것입니다.
5. 탐정을 탐정하다
사립탐정으로서 본 탐정 “진 앤 송”의 에세이집입니다. 일상 속에서 느낀 감상들, 겪은 에피소드와 함께 흥미롭게 읽은 추리 작품들에 대해 통상적인 스토리 리뷰가 아닌 <작품 속 탐정들의 모습>에 대한 분석과 추적으로 색다른 재미를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려 합니다. 대개 추리소설은 결말과 사건해석에 중점을 두기 십상인데 작품 속 탐정에 대해 탐문하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 같습니다.
각 추리에 대한 단서는 그야말로 여기저기에서 긁어모으고 찾아내고 발췌한 내용들로 뭔가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지실 것이며 이제부터 여러분은 사립탐정 “진 앤 송” 사무소에 내방해 주신 의뢰인으로서 본 탐정의 추리를 맛보실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