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진
제목 │ 에디토리얼 씽킹
저자 │ 최혜진
출판사 │ 터틀넥프레스
방식 │ 교보문고 종이책 온라인 구입
장르 │예술 일반
독서 날짜 │204년 2월
요즘에 졸업작품 기획을 앞두고 이것저것 기획, 창작에 관한 책들을 읽고 있다.
이미 한참 진행되었어야 했는데, 회사일로 바빠서 잊고 있었다. 빨리해야 하는데 아직도 망설이고 있다.
창의력, 창조, 예술적 사고에 관한 많은 책이 있지만
특별히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모든 게 다 있는 시대의 창조적 사고 법'
이라는 부제 때문이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세상에 완벽하게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건 없다.
모든 것은 보고 배우고 변형하며 새로운 것이 생겨난다고 한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에디토리얼씽킹이란,
이제 예술적 질문들은 '어떤 새로운 것을 우리가 만들 수 있는가?' 가 아니라,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이다 -니꼴라 부리오
위의 문장으로부터 시작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을 어떻게 편집해야 새로운 창조를 할 수 있을까?
시각디자인 외주 작업을 할 때 많이 느낀 거지만,
아예 처음부터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뿅 튀어나오진 않는다.
많은 레퍼런스를 보고 그려보고 하면서 작업을 하는데,
매번 걱정이었던 건 '너무 똑같은가?' 그런 걱정이다.
최근에 공교롭게도... 새로 공개된 한 여돌 뮤직비디오를 봤는데
테일러 스위프트의 뮤직비디오/컨셉과 너무 똑같은 장면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그 외에도 여러 장면이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있어서
동생이랑 이야길 했었다.
'뭘 레퍼런스로 가져왔는지는 알겠는데, 영상 전부가 어디서 뭘 봤는지를 알 것만 같더라'
설마 내 작업도 그러면 어쩌지...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이긴 한데, 그렇다면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까?
p.17
기억이란 우리가 살아온 모든 순간을 공평하게 축적해놓은 결과가 아니라,
우리가 애써 선별한 순간들을 조합해 만들어낸 서사이다.
설령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사건들을 경험하더라도 우리가 똑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않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p.55
'우리는 스스로 찾으려는 세계만 발견한다'
p.67
질문은 지금 내가 어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지 짚어준다.
질문을 품고 있으면 정보는 딸려온다. 질문이 자석이라면 정보는 철 가루다.
p.115
새로운 것이 정말로 없는 과잉생산 시대에는 독창성을 ... '재배치를 통해 차이를 만들어 내는 능력'으로 봐야 한다.
p.127
콘티에 야마가 없다는 편집장의 피드백은 콘텐츠가 한 방향으로 정렬되지 않아 메시지가 흩어진다는 뜻이고,
독자에게 각인될 만한 개성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p.141
중심 메시지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내용을 '요점'이라고 부른다면
'디테일'은 요점을 뒷받침하는 세부 정보, 예시, 묘사 등을 일컫는다.
p.153
정보는 언제나 다면적이다 ... 주목이 가진 힘과 역할을 이해해야 한다.
... 에디터적 사고력은 정보를 해석하는 자로서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끊임없이 위치와 관점을 의식하는 과정에서 길러진다.
p. 154
어떤 대상에 대해 해석, 견해, 입장을 표명하려면 자신의 위치를 드러내야 한다.
p.173
객관적 관점이란 각기 다른 인식의 주체들이 같은 방식으로 보기로 서로 약속해야 가능하다
... 객관성이란 원래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 합의의 결과라는 것이다.
p.181
글쓰기, 편집, 창작은 오류를 없애는 작업이 아니다.
... 입장을 밝히는 일, 오류를 품고 프레임을 치는 일이다. ... '저는 여기에서부터 여기까지에 대해 이렇게 말하겠습니다'하고 자신의 주관성을 드러내는 작업이 글쓰기이고, 편집이고, 창작이다.
p.185
광원이 피사체 뒤로 가면 세부는 어둠에 갇히지만, 윤곽은 한껏 뚜렷해진다.
어둠과 밝음의 중간 지대가 사라지면서 둘이 맞닿는 경계면이 날카롭게 인식되는 것이다.
p.199
글감은 단순한 객관 사물로서 글의 재료가 아니다 ... 글 쓰는 이의 마음에 들어온 그 무엇이다. ...
쓰는 이의 삶 속에서 그 무엇이 깊이 관련되어 있음을 말한다.
. 편집이란
이 책의 저자는 20여 년간 에디터 직무에서 근속한 현업 에디터의 기록물이다.
저자가 어떻게 '편집'을 정의 내렸는지, 에디토리얼 싱킹은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적었다.
편집은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고 기억하는 방식 그 자체다.(p.25)
라는 부분이 딱 와닿았다. 사람의 기억 자체도 선택적 집중을 통해 필요한 정보만을 축적시킨다.
모든 사람에게 편집은 이미 체화된 시스템이다.
편집은 재료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요점을 정리하여, 불필요한 것들을 걷어내고
나의 입장을 주장하는 것이다.
. 레퍼런스를 분석하기
기획하면서 핀터레스트에 수많은 레퍼런스 사진을 저장을 하긴 하는데,
레퍼런스란 뭘까라고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에디토리얼 씽킹에서 레퍼런스는 '분석'하고 재배치하는, 천천히 그리고 완전히 이해해야 할 샘플이다.
모아둔 레퍼런스 사이의 관계를 읽어내고 나만의 방식으로 활용한다는 점이 중요한 것이다.
레퍼런스를 그냥 적당해 보여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분석하고 찾아보고, 생각해 보는 과정이 아예 없었던 것 같다.
.콘셉트 정하기
'하고 싶은 말의 내용과 그것을 담는 그릇이 잘 호응하도록 정렬하는 기준점이 콘셉트다'
'내 콘텐츠를 남이 소비해야 하는 정확한 이유'
'이 콘텐츠를 본 사람이 마지막에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품기를 바라는가?'
작가는 위와 같은 질문들을 생각한다고 한다.
그 외에도 많은 질문을 통해 콘셉트를 구체화할 수 있다.
.질문
인터뷰를 하는 에디터이기에 그런지 모르겠으나
책에서 읽고 배운 것 중 가장 큰 부분은 '질문'이었다.
분석하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독자를 고려하여 질문하고 -
그리고 그 질문은 나의 입장을 정의하기 위함이기도 했다.
내가 잡지 에디터는 아니지만,
내 이야기를 담을 졸업작품을 준비하는 사람으로서, 아니면 나의 이야기를 기획하고
전달하는 일을 꿈꾸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으며
'독자/시청자를 필요로 하는 직업으로서 나는 어떤 부분을 빠트렸지?' 하고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돌아보면 나는 내 기획에 대해 '질문'을 하며 돌아보지 않은 것 같다.
어차피 나의 주관적인 이야기 아닌가- 하는 생각.
그러면서 동시에 '너무 주관적인가'라는 걱정도 있었다.(이랬다저랬다)
책의 후반부에 에디터로서의 객관적인/주관적인 입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조금 갈피를 잡을 수 있었다.
세상을 보는 당신의 두 눈, 정보를 해석하고 세상과 호응하는 당신의 방식은 귀하고 소중하다.
'유일해서다.' 당신이 이 세상 누구와도 같지 않은 사람이어서 그렇다.
그러니 부디 질문하기를, 입장을 갖기를, 드러내기를! -p.164
저자는 편집을 '주관적 관점으로 정리한 결과물을 타인에게 보이고 합의를 모은다'라고 말하며
더 이상 '객관'이라는 단어 앞에서 작아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나를 신뢰하고 타인이 납득할 수 있도록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내가 가진 아이디어, 생각이 객관적인지 주관적인지 말고,
잘 설명되어 있는지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답 없는 다중 시점의 망망대해 위에선 오직 정직한 자기 목소리만이 나침반이 되어준다. 이 목소리는 자문자답을 통해 선명해진다.'
비슷한 류의 책을 많이 접해보고, 많은 기획 관련 강의를 들어봤기 때문에
책의 내용이 완전한 새로움처럼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현업 에디터가 오랜 시간 쌓아온 경력을 아주 깔끔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 미디어 시대에는 누구나 에디터가 될 수 있고 모두가 에디터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읽어볼 법한 내용이다.
물리적 분량 │■■□□□ 얇은 책, 짧은 호흡.
내용의 질 │■■■■□ 에디터 경력답게 알차고 잘 읽힌다. 유익하다.
흡입력 │■■■■□ 빠르게 결론에 도달하고 적당한 예시들로 꾸려져있다.
감동 │ ■□□□□ 정보 전달을 위한 글이라 감동은 없음
깨달음 │■■■□□ 한 번쯤 읽어볼 만한 편집 지침서
추천 (5점 만점) : 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