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내봐! 할 수 있어

by 명아주

용기 내봐! 할 수 있어.


눈 앞에 펼쳐진 수영장을 본 순간 내 몸은 기억하고 있다는 듯 몸이 긴장되었다. 그때 “수영 처음 배우는 회원님들은 이쪽으로 오세요” 열명 정도의 회원들이 모여섰다. 물속에 들어가기 전, 강사가 기본자세를 설명했지만, 어렸을 때의 그 순간이 떠올라 강사의 말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어린 시절 여름날에 동네 친구 몇 명이 더위를 식히려고 가까운 바닷가로 갔다. 그날은 정말 바람 한 점 없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쏴아~ 촤르르~ '밀려가는 파도를 따라갔다가 다시 밀려오는 파도에 뒷걸음치기도 하며 파도 따라다니기도 하고 모래위에 생각나는 단어는 다 써보고 그림도 그렸고, 땅따먹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등 신나게 놀다가 땀범벅이 된 우리는 바닷물로 달려 들어가 더위를 식혔다.


바닷물이 허리춤에 차는 곳에서 서로 물을 뿌리며 놀던 나는 다른 날과 달리 바닷가와 멀어지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바닷물은 허리춤에서 가슴까지 차오르다가 드디어 목까지 찾을 때였다, 순간 내 몸은 발이 닿지 않게 물 위로 떠올랐고, 마침 밀려가는 파도에 중심을 잃고 바다 깊은 곳으로 떠내려 가기 시작했다. ‘엄마야’ 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바닷물이 내 입속으로 들어왔다. 물 위로 뜨려고 발버둥 쳤다. ’살려... 꿀꺽‘ 살려... 꿀꺽’ 그때였다. 정신없이 허위적대던 손이 무엇인가에 걸렸다. 그것을 껴안듯이 붙잡았다. 시멘트 벽돌로 쌓아 세운 사각으로 된 기둥이었다.


당황하며 지켜보고 있었던 친구들은 옷을 벗어 줄을 만들어 기둥을 잡고 떨고 있는 나에게로 다가왔다. 그렇게 나는 바다에서 살아 나왔다. 친구들과 그 기둥이 나를 살렸다.


어느 해 여름 직장에서 사이판으로 여행을 갔었다.

“와 바다다!”

“바다 색깔 좀 봐 어쩜 저렇게 예쁠 수가”

들뜬 동료들의 환호성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아~고향의 냄새!’ 바다 특유의 비린내가 코를 자극했다. 비행기 안에서의 긴장감과 답답했던 마음이 바다를 보는 순간 사라졌다. 섬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에게는 어느 바다나 고향 같은 느낌을 주었다.


바닷가로 나온 동료들은 신이 나서 바다로 달려 들어갔다. 스노쿨링을 쓰고 바닷속을 연신 드나들었다. 그러나 스노쿨링도 쓰지 않고 바닷물이 무릎쯤 차는 곳에서 왔다 갔다 하는 내 모습을 본 동료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손짓하며

“이쪽으로 와보세요!”

하고 외쳤다. 그러나 나는

“아니요 괜찮아요”

라고 말하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눈빛을 잠깐 보이다가 그녀는 물속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눈빛은 나를 수영을 배워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은 물에 대한 공포는 극복했다. 아직은 스노쿨링을 즐길만큼 익숙한 실력은 아니지만, 그녀와 다시 사이판 여행을 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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