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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니꾸 Jun 30. 2024

“몰입의 순간, 꿈을 찾다"

:한 권의 책으로 시작된 나의 이야기


어릴 때 나는 다른 아이들처럼 책을 좋아하는 학생이 아니었다. 공부보다는 친구들과 노는 것이 더 즐거웠고, 책은 공부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갖는 지루하고 재미없는 취미라고 느꼈다. 그러던 어느 날,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학교 도서관에서 우연히 눈에 들어온 책이 있었다. 바로 장 지글러 작가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이었다. '서울대생 필독서'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어 호기심에 집어 들었다.

장 지글러 작가의 책은 할아버지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할아버지가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나는 완전히 집중하게 되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고, 그 속에서 나는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경험했다. 처음으로 책 속에 몰입하며 느꼈던 그 전율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내가 이렇게 책을 좋아하게 될 줄이야'라는 생각과 함께, '이렇게 공부도 잘하게 되면 어쩌지?'라는 행복한 상상까지 했다.

하지만 다른 책들을 시도해봤을 때, 같은 몰입을 느끼지 못했다. 그때 깨달았다. 내가 책을 좋아하게 된 것이 아니라, 장 지글러 작가님의 책이 특별했던 거였다는 것을. 특히 책에서 난민캠프에 관한 내용이 가장 흥미로웠다.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깊이 감명받았다. 그리고 나도 성인이 되면 난민캠프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자신이 착하고 선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조금 이기적인 성향에 가깝다고 느낀다. 국제개발협력 분야는 내 인생을 희생하고 헌신해야 하는 일이기에 나와 맞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해외에서 일하는 것이 멋지게 느껴졌지만, 그 분야로 진출하려면 최소 석사 학위가 필요하다는 말에 공부를 싫어하는 나는 일찌감치 포기했다.


대신 내 성격에 맞고 흥미로운 분야를 찾기 시작했다. 경제학과 국제학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그 둘을 합친 국제통상학과를 선택했다. 무역구조에서 발생하는 아동노동 및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국제개발협력 전문가의 꿈을 포기했지만, 대학 시절 해외봉사만큼은 꼭 도전해보자고 다짐했다. 그것이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해서 나는 국제통상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비록 국제개발협력의 꿈은 접었지만, 해외봉사를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할지 알아가고 싶다.


이 이야기가 나의 “해외봉사 도전기”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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