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를 사지 않는 이유

by 하늘소망

한 때는 매주 로또 복권을 사며 일주일 내내 기대에 부풀어 있을 때가 있었다. 그러다 오천 원이라도 당첨되면 로또 당첨의 천문학적 확률을 잠시 잊어버리기도 했다. 꿈속에서 로또 번호를 봤는데 일어났을 때 기억이 가물가물 해서 머리맡에 메모지를 준비해 두고 잠자리에 든 적도 있었다. 로또를 살 때마다 번호를 수동 또는 자동 선택하며 번호를 달리하는 것보다 매주 똑같은 번호로 선택하는 것이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해 계속 같은 번호로 구매한 적도 있었다.

당첨도 되지 않는 복권을 계속 사다 보니, 언제부턴가 기대감보다 실망감이 더 크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 실망감은 로또가 당첨되지 않았을 때뿐만 아니라 '이번에도 안 되겠지'라는 생각이 싹트며 구매할 때부터 생겼다.

내 마음속에 긍정적 감정보다 부정적 감정을 주는 복권을 왜 돈 들여 사는지 회의감이 들었고, 업무 차 서울에 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수많은 건물과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당첨확률이라는 걸 현실적으로 체감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는 로또를 사지 않았고, 주위에서 로또 이야기를 해도 관심도 갖지 않았다.


어느 모임에서 퀴즈 시간이 있었는데 정답을 말한 사람에게 복권을 줬다. 나도 오천 원짜리 복권을 받았다. 받는 순간 '이건 절대 당첨되지 않을 거야'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 복권을 다른 사람에게 준다거나 아무 데나 내팽개지 못하고 소중히 보관하게 되는 건 아직도 내 마음 한구석에 숨어있는 사행심 때문인 것 같다.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니라
-누가복음 12장 15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