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청년회관의 또 다른 역할

박화성 작가의 '헐어진 청년회관'을 읽고

by 하늘소망

이 소설은 일제 강점기 목포지역 민족계몽운동의 장소였던 청년회관을 배경으로 그 시절에 청년으로 살았던 목포출신 박화성 작가가 썼다.

목포청년회관은 1925년 시민들의 모금으로 건립되었다. 청년회관을 건립했을 때 사람들은 독립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컸을 것이다. 그런데 오랜 시간이 지나도 독립운동이 결실을 맺지 못하고 도리어 일본이 억압이 심해지자 시민들의 몸과 마음은 지치고 피폐 해졌을 것이고 독립운동의 상징적인 건물인 청년회관마저 폐쇄되고 허물어져 가는 모습은 독립의 희망마저 짓이겨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박화성 작가는 이곳에서 또 다른 희망을 찾은 것 같다. 비록 청년회관은 헐어져 버려 민족운동을 위한 공간으로서 효력을 다해버린 건물이 되었지만, 이곳에서 만들어진 추억과 역사가 새로운 희망과 다짐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소설로 말하고 싶었던처럼 보인다.


소설의 주인공인 효주는 청년회관에서 민족의 해방을 외치는 늠름한 기상의 오빠 모습을 꿈속에서 보다가 비바람에 양철지붕이 덜커덩하고 들뜨는 소리에 잠이 깬다. 잠이 깨는 바람에 꿈속에서라도 오빠를 오랫동안 보지 못한 아쉬움이 그녀의 머릿속을 채웠다. 민족 해방운동을 하다가 북쪽으로 망명하여 이국 땅에서 이십구 세로 생을 마친 오빠의 모습이 그리웠던 효주는 오빠가 많은 활동을 했던 청년회관을 찾았다. 그런데 그곳은 일제에 의해 강제 폐쇄되었고 오랫동안 방치된 탓에

유리창은 다 깨지고 양철지붕은 벗겨지고 벽은 헐어져 흙과 돌이 진흙탕 위에 쌓여있었다. 효주는 폐쇄된 정문을 통해 건물 안을 들여다봤다. 그러면서 주인 잃은 건물의 참혹함에 탄식한다. 그러다 그 공간에서 오빠가 했던 많은 일들을 추억하며 민족운동을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자기의 행동과 결심을 민족운동을 하다 감옥에 있는 남편에게 선언하기 위해 목포역을 향해 간다.

소설의 마지막은 어떤 청년이 효주처럼 청년회관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장면으로 끝난다. 그 청년도 마음속에 어떤 변화와 다짐이 있기를 바라는 작가의 바람이 있는 것 같다.


청년회관이 벽체만 남고 헐렸지만 그 역할마저 헐리지 않고 변화와 다짐의 장소가 되었음에 고마움을 느낀다. 그리고 다시 복원되어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목포시민들의 곁에 머물며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음에 감사한다. 그리고 이 건물이 어느 누군가에게 새로운 다짐과 변화를 주는 또 다른 역할을 해주길 바라본다.



[독후시]


청년회관


청년회관이

나를 부른다

이젠 아무도 없고

헐어진 건물만 있는데


청년회관이

나를 끌어당긴다

이젠 모임도 없고

추억만 있는데


청년회관에

가고 싶다

새로운 다짐을 하고 싶어서


청년회관에서

배우고 싶다

나라와 민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공사중 벽체만 남은 청년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