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석의 희곡 '불모지'를 읽고
이 희곡은 차범석 작가가 1957년도에 발표된 작품으로 부모와 4남매가 있는 한 가정집에서 시작한다.
전통 결혼식 물품을 대여하며 생계를 꾸려가던 4남매의 아버지 최노인은 결혼식 문화가 신식으로 추세가 변하면서 찾는 이가 없자 생활고를 겪는다.
최노인에게는 군대를 제대하고 실업자생활을 하는 첫째 아들 경수, 배우를 꿈꾸는 큰딸 경애, 고등학생인 둘째 아들 경재, 인쇄소에 다니는 둘째 딸 경운과 전업주부인 아내가 있었다. 최노인의 아내는 자식들 장래를 위해 집을 팔아 경수 취직자금을 마련하고 경애 시집도 보내고 경재 대학 비용도 마련하자고 했지만 최노인은 아버지가 지어준 집이라는 애착이 있어 집을 팔려고 하지 않았다.
돈이 필요했던 경수는 강도짓을 하다 경찰에 잡혀가게 되고 유명 배우가 되겠다는 허황된 욕망에 잡혀있던 경애는 배우 모집 중개인에게 사기를 당해 그 충격과 절망감으로 자살을 하며 비극적으로 이 희곡은 끝이 난다
이 희곡을 읽고 나서 최노인 가정의 문제는 무엇일까 생각해 봤다. 그리고 차범석 작가는 왜 제목을 '식물이 자라지 못하는 거칠고 메마른 땅'이란 뜻의 불모지로 정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제목에서 문제를 찾아봤다. 가족들이 자기들이 원하는 길로 가기 위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불모지 같은 환경임에도 옥토에서 식물이 자라는 것처럼 자기의 길을 빨리 찾아가기를 서로가 기대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웃 복덕방 아저씨와 돈 때문에 실랑이를 벌이다 아버지에게 혼이 난 경수가 집을 나갔고 돈을 벌기 위해 그가 한 것은 강도짓이었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처럼 그날 취업통지서를 받는다. 몇 시간의 인내와 기다림이 있었다면 돈이 필요해 강도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상이 점점 경쟁화되고 빨라지면서 사람들의 마음도 조급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좀 더 풍요로운 삶을 이루기 위해 빨리빨리를 외치면서 기다림이란 가치를 잊어버리고 있는 건 아닌지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하고 오래 참음으로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고
에베소서 4장 2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