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뿔싸!!!~~~ 나 어떡해......
작년 12월부터 컨디션 상태가 안 좋아 나는 급기야 앓아눕고 말았다.
그 결과 나는 방 안에서 올해 6월 말이 되어서야 겨우 회복하는 단계로 나아갔다.
한 동안 실내 좁은 방 안에서 누워 지내면서 부종과 함께 살이 기하급수적으로 쪄 몰골이 많이 아니었다.
이렇게 된 건 몸이 안 좋긴 했지만 식욕은 괜찮은 편이라 몸이 원하는 대로 먹어댄 것도 한몫을 했다.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어 감에 따라 나는 조금씩 집 근처에서 더 나아가 외출도 할 수 있을 만큼 체력이 길러졌다. 어느 날 집에서 조금 떨어진 사촌 언니네를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그날도 몹시 무더운 찜통 같은 더위에 그냥 서 있어도 땀이 물줄기처럼 흐르는 날씨였지만
내가 탄 버스 안은 시원한 에어컨이 시쳇말로 빵빵~~ 하게 나오고 있었다.
버스 안은 정오를 갓 지난 오후 1시를 지나고 가고 있었지만 사람들이 좀 많이도 서 있었다.
나는 탄 버스 안에서 뒤로 더 들어가지도 못하고 앞부분에서 서 있었는데 노약자석 바로 뒤
분홍빛을 뛰고 있는 임산부석 앞에 서 있었다.
거기 임산부석에는 이미 나이가 지극히 있으신 60 후반을 넘기신 아주머니 두 분이 앉아 있었다.
나는 가임기를 지나도 한참을 지난 아주머니들이 너무나 당당하게 앉아 계시는 모습에 귀엽기도 하고 살짝 웃음도 나왔다. 하지만 이 분들의 당당한 융통성에도 박수를 보낸다.
본래는 임산부들을 위해 자리 비워 두워야 하는데..... 라며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무심코 서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아 가며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는데
갑자기 그 자리에서 울통불통하게 생기신 한 아주머니께서 벌떡 일어나시면서
나를 향해하시는 말씀이
" 여기 앉으소!!!~~~"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닌가?
순간 나는 내리시는 건가? 하면서 서 있었던 좌석에서 살짝 뒤로 물러섰다.
그때 또 내 배와 좌석을 번갈아 가며 보시며 하시는 말씀이
" 여기 앉으라 카이~" 라며 큰 소리로 말씀하시는 것이 아닌가?.....
목소리가 어찌나 쩌렁쩌렁하신 지 주위 사람들의 눈 빛이 아주머니와 나를 조명하고 있음이
온몸의 감각적으로 와닿았다. 앉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나 강력한 확신에 찬 아주머니의 권유에....
나는 50대 후반을 넘긴 임산부였어야만 했다. 이 순간만큼은....
아니라고 밝히면 나의 쪽은, 나의 망신 살은 오롯이 내 몫인걸...
부끄럼은 나의 몫....
순간!!!~ 찰나의 브레인이 쏴라라락 돌아간 나는
"그래 이 순간 임산부가 되자" 였다.....
내 양심은 쿵쾅쿵쾅~ 눈치 없이 나대었지만 다행히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던 나는 표정은 숨길 수 있어
연기력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그 핑크빛 임산부석에 고이 앉았다.
그 아주머니는 내리시는 분이 아니라 내가 임산부인줄 알고 앉으라고 하신 것이다.
아주머니는 그러시고 앉아 있는 내 의자 옆에서 서서 계시다 2~3 정거장을 지난 후 내리셨다.
짧은 시간 동안 희한한 ~ 당황스러운~ 일을 겪은 나는 웃음 밖에 안 나왔다.
자리에 앉아 가면서 살을 빼긴 빼야겠구나 라는 다짐과 함께 한 편으로 내가 그렇게도 젊어 보였나?
라는 나만의 착각에 빠져 허우적거린 어떤 여름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