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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음 Apr 25. 2022

Intro. 란자로테 입성 (feat. 풀빌라 숙소)

푸에르토 델 카르멘(Puerto del Carmen) 풀빌라 숙소


푸에르트벤투라의 항구에 아침에 도착했다. 승용차를 큰 페리에 실어서 란자로테로 이동했다. 차를 배에 태우기 전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실제로 해보니 별 것 아니었다.


카나리아일랜드의 7개 섬 중 가장 오른쪽에 위치한 란자로테 섬.


란자로테(Lanzarote)는 1993년, 섬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 보존권(Biosphere Reserve)으로 지정되었다. 란자로테는 워낙 인기가 많은 섬이라서 이렇게 유네스코에 지정되지 않았으면 지금 환경파괴가 엄청 심했을 것이다.


유럽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섬 중 하나로 많은 유럽인들과 캐나다, 미국인들이 은퇴 후 여기서 남은 여생을 보낸다. 은퇴 후 스페인에서의 삶을 위해 스페인어를 배우는 사람들도 많다.


란자로테에서는 푸에르트벤투라와는 달리 문화생활을 좀 더 많이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바다 투어는 비중이 적었다. 일반적으로 푸에르트벤투라는 레저스포츠와 해수욕으로 명성을 얻고, 란자로테는 미술관, 동굴, 건축 등 문화적인 구경거리가 많기로 유명하다.



푸에르테벤투라 섬에서는 완전히 북쪽에 숙소를 정해서 남쪽으로 여행하기에 조금 시간이 많이 걸려 불편했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란자로테에서는 여기저기 여행 다닐 때 시간을 적절하게 쓸 수 있도록 숙소를 정했다.


우리가 10일 동안 란자로테에서 머문 동네 “푸에르토 델 카르멘(Puerto del Carmen)”은 “카르멘의 항구”;라고 불린다. 카르멘 이야기는 오페라나 뮤지컬로 많이 접했기 때문에 친숙했고, 그 스토리가 떠올라서인지 로맨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많이 사는 타운이고 깨끗하고 안전했고, 섬 전체를 여행하기에 딱 좋은 위치였다.



차가 없으면 여행할 수 없는 카나리아일랜드에서 우리의 소중한 렌터카를 빌라 안으로 고이 모실 수 있었다.



란자로테에서 머문 숙소는 방 3개 화장실 2개, 수영장이 딸린 풀빌라였다. 친구들이나 가족단위로 오면 좋을 크기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숙소다. 가로등이 거의 없어서 밤에 돌아오는 길이 좀 무섭기는 했다.



가장 웃겼던 일화는 내가 이 숙소의 개인 수영풀에서 수영 연습을 하면서 일어난 일이다. 접시물에 코 박고 죽는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었다.


보기에 그리 깊지 않아 보여서 그냥 겁도 없이 점프해서 수영장에 들어갔다. 그러나 웬걸, 중간쯤 들어가니 발이 안 닫는 것이었다! 나는 수영을 할 줄 모르기도 하고 갑자기 패닉이 되어서 A 부르며 소리를 질렀다. 선베드에 누워서 태닝을 하고 있던 A는 벌떡 일어나서 나를 구해주려고 달려왔다. 그런데 내가 본능적으로 순식간에 개헤엄을 쳐서 바깥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우리 둘 다 깜짝 놀랐다. A는 순식간에 일어난 해프닝에 깔깔거리며 배꼽을 잡으며 나를 놀려댔다.


죽음의 위기에서(실제로 그러한 깊이는 아니었으나, 어쩌면 큰일이 났을지도 모르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살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우울증 환자들에게는 수영이 좋은 운동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휴가를 5주 정도 냈던 A가 란자로테 여행의 끝무렾부터는 재택근무를 다시 시작해서 그는 일하고 나는 수영장에서 태닝을 했다. 그때도 감사했지만 다시금 이렇게 돌이켜보니 얼마나 팔자가 좋았는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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