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로 먹고사는 나라, 관세 앞에 서다

부품업계 종사자, 오늘도 조용히 뉴스 속 관세 표정을 읽는다

by Michaela

— 자동차 부품업계 종사자의 요즘 생각

며칠 전, 미국과 한국 사이의 관세 협상이 또다시 연기됐다는 뉴스를 봤다.
처음엔 그냥 지나쳤다. 뉴스는 늘 많고, 대부분은 내 일상과 딱히 접점이 없으니까.

그런데 이번만큼은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내가 하는 일이, 그 협상의 결과에 따라 위태로워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25% 관세가 계속된다면

우리는 자동차 부품을 만든다.
크고 작고, 기능성 있고 없고를 떠나
하나하나 쌓여 완성차가 된다.

그런데 그 완성차가 미국으로 못 나가면?
부품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일감이 줄면, 우린 바로 직격탄을 맞는다.

한국은 내수가 튼튼한 나라가 아니다.
경기가 어렵다고 해서, 내수가 덜컥 받아주는 구조가 아니다.
수출이 줄면, 결국 버티기 힘들어진다.

� 15%로 낮아져도 괜찮을까?

사람들은 "그래도 관세 낮춰서 다행"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업계 사람으로서, 난 좀 더 복잡하게 본다.

관세는 낮아지지만
그 대가로 미국산 부품을 더 사야 한다면?
미국에 공장을 더 지으라고 하면?
세금, 고용, 물류까지 계산하면… 과연 '다행'일까?

겉으론 숨통이 트인 것 같지만
속으론 지불해야 할 게 훨씬 많을 수 있다.
그게 협상의 무서운 점이다.

� 우리는 지금 무엇을 놓고 협상 중인가

이번 협상은 그냥 수출·관세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 구조, 공급망 주권, 미래 먹거리의 방향이 달린 문제다.

자동차 산업은 단순히 차를 만드는 산업이 아니다.
그 안엔 수많은 부품사, 가공업체, 설계팀, 물류, 연구소, 서비스직까지
거대한 생태계가 얽혀 있다.

우리는 지금 그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정말 어려운 협상 테이블 앞에 서 있는 것이다.

�️ 업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요즘의 마음

솔직히 말하자면, 요즘 좀 무겁다.
이런 국제 이슈가 내 책상 위의 일감으로 직접 연결될 줄은
몇 년 전엔 생각도 못 했다.

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세상이 복잡해졌고, 우리는 그 복잡함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내야 한다.

✍️ 맺으며

누구에게나 일이란 건
‘내가 할 수 있는 무언가’이자
‘세상과 연결되는 창’이기도 하다.

나는 부품을 만든다.
눈에 잘 띄진 않지만, 없으면 안 되는 것들.

그 조용한 부품 하나하나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달려 있다.
그래서 오늘도 뉴스 속 숫자 하나, 회의 일정 하나에
이렇게 마음이 뒤숭숭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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