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섬 게임

우리는 함께 행복할 수 있을까

by Michaela

나는 회사에서 동료와 친하게 지내는 게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회사라는 게임판 위에서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는 플레이어들이다.
누군가의 급여가 오르면 내 급여가 줄고,
누군가가 승진하면 내 승진은 그만큼 멀어진다.
한정된 급여와 명예의 자원을 두고 우리는 조용히 경쟁한다.
그래서 동료에게 마음을 열지 않게 된다.
결국, 그도 나처럼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사람일 뿐이니까.

그러다 문득 부부관계가 떠올랐다.


나의 결혼생활은 어땠을까.

그가 집안을 어질러놓으면 내가 치웠고,
그가 아이와 놀아주지 않으면 내가 대신 돌봤다.
그가 늦잠을 자면 나는 일찍 일어나 주변을 정리했다.
‘좀 부지런한 사람이 더 하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그 수고는 어느새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기적인 배우자와 나는 결국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었다는 걸.
그가 행복하려면(게임을 더 하려면) 내가 참아야 했고,
그가 편하려면(늦잠을 자려면) 내가 불편해야 했다.

함께 사는 동안 우리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팀’이 아니라,
서로의 점수를 빼앗는 ‘상대편’이 되어 있었다.
나는 그저 억울함만 잔뜩 남은 채, 감정이 메마른 좀비처럼 살아가고 있었다.

이혼 후 문득 생각했다.
우린 이제 완전히 제로섬 게임을 끝낸 사이구나.
이제 더 이상 그의 기분을 맞춰줄 이유도,
관계를 좋게 유지하려 애쓸 필요도 없다.

잘 지내지 않아도 괜찮다.
이건 냉정함이 아니라, 비로소 내 에너지를 회수한 결과다.

인간관계가 언제나 제로섬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어떤 관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한쪽이 모든 걸 독차지하고 있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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