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월급로그아웃 Nov 21. 2023

[MZ에서 W까지] 콜포비아의 먹잇감이 된 'MZ세대'

W저널 오피니언

전화통화를 기피하는 공포증 '콜포비아(Call Phobia)

"근데 왜 하필 MZ야?"...개인 심리에서 일반화까지


W저널 에디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온다.

"여보세요?"

- "네 안녕하세요 *** 맞으시죠?"


자연스레 대화가 이어질 법도 하지만, 요새는 이게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바로 콜포비아(Call Phobia), 이른바 전화통화를 기피하는 현상이다.


콜포비아는 전화와 공포증의 합성어로, 생긴 따끈따끈한 요즘 시대 '언어'다. 누구나 한번쯤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오면, 대뜸 드는 궁금증과 더불어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가 있다. '혹시 모르니까' 하는 마음에 핸드폰을 내려놓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불안증이 왜 요즘 들어 따끈따끈하게 뎁혀져 인터넷을 도배하고 있는 것일까? 그 이전에는 없었을까? 아니면 콜포비아의 타겟층이라도 된 듯한 MZ세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검색창에 콜포비아란 단어만 검색해보자. 뉴스페이지로 넘어가보면 가장 눈에 띄는 한 단어가 있다.

바로 'MZ'다.


MZ세대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로 봐야될지 모르겠지만 대략 2030 나이대라고 치자. 사회적으로 어린 친구들이다. 어리다못해 어느새 약자로 취급받는 경향이 커진 요즘, 이런 MZ세대의 골치거리로 떠오르는 것이 '전화 공포증'이란 것이다.


몇개의 기사만 보면 원인은 명확하다. 비대면과 메신저에 익숙한 세대. 그것이 그들이 가진 공포증의 이유를 잘 설명해주는 키워드가 된다. 아니, 되고 있는 중이다.


■ "어? 너도? 나도 그래!" 공포증 동조 확대


공포라는 것이 1차원적으로 두드러진 특징을 독자분들은 혹시 알고 있는가. 바로 '전염성'이다. 공포라는 그것에 노출된다면, 무방비한 상태로 공포가 쉽게 타인에게 전염되기 때문이다. 아무도 없는 어두운 골목에서 친구랑 둘이 길을 걷다가 친구가 소리지르면서 도망간다면, 당신은 아마 어느새 친구와 같이 뛰고 있을 것이다.


바로 쉽사리 경험하지 못해도 어느새 타인의 감정에 이입돼 무방비한 상태로 전염되버리기 때문이다.


-포비아 도 마찬가지다. 무슨 포비아가 생기든 우리는 그것을 보는 순간, "어? 너도? 나도 그래"라는 무방비한 동조에 전염돼버린다. 자기 경험칙에 의거한 데이터들이 빠르게 -포비아에 근거가 되는 자료를 끄집어 내고 동요되는 순간 우리는 -포비아에 빠져버린다.


■ 근데 왜 하필 MZ야?


근데 왜 하필 콜포비아의 먹잇감으로 MZ가 밥상위에 차려지게 된 것일까.


MZ세대는 메신저에 익숙하다.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DM, 페이스북메시지 등을 자주 쓴다. 코로나19라는 대전염병이 세계에 창궐했고 MZ세대는 모든 순간이 비대면이 된 상황에 익숙해져버렸다는게 이들의 설명이다. 차분히 정리할 수 없고 실시간으로 상대방과 대화해야하는 '전화'는 비대면에 익숙해진 어느 세대에서 공포증으로 닉네임을 변경했다는 말이다.


여기에 내 생각을 덧칠하자면 연역적 추론이라기보단 귀납적 추론에 가까울 뿐인 변명으로 들린다. 원인에 대해 결과값을 낸 것이 아니라 결과값에 대해 경험적으로 얻은 데이터들 중 하나를 부각시킨 결과라는 말이다.


반증이 될지 모르지만 몇몇 사례를 살펴보자. 40대 중견기업 과장님이 있다. 그 사람이 남자든 여자든 미혼이든 기혼이든 상관없다. 맛있는 점심식사 이후 나른한 오후 2시 직장상사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40대 과장님은 여유롭게 "네, 여보세요 식사하셨습니까~?"를 먼저 말할까?


사실 관계를 조금 추가하면 40대 과장님은 업무상 실수를 살짝 저질렀다. 상사가 알게되는 순간 자신의 실책으로 벌어진 사태를 막을 수 없게 될 것같다. 이런 상황이라면 상사에게 걸려오는 갑작스런 전화에 과장님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다른 비즈니스 파트너에게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이 어찌 말할지에 대한 무지에서 오는 공포는 MZ세대, 대학생, 사회초년생들만 겪는 문제인가?


비대면이 익숙해져서 전화를 두려워하게 되었다면, 수백년전 옆마을 사람들도 자주 보지 못했던 시대를 살았던 선조들에게는 풍토병 이외에 진단할 수 있는 여러 포비아들을 경험하셨을 것이다.


비대면의 문제가 아니다. 메신저가 익숙해졌기 때문이 아니다. 개개인의 심리적인 문제를 일반화시키고 있는 잘못된 '언어'일 뿐이다.


미국의 어느 스탠딩 코미디에서 보았던 50대 아저씨의 명대사가 떠오른다.

"다들 예민하고 유약하고 불편해, 옛날에는 좋았어

음식 알레르기니 주의력 결핍증이니 하는 것도 없고

그건 그냥 가렵고 멍청한거야"


웃자고 한 코미디에 죽자고 달려들진 말자. 새장 안에 갇힌 새들처럼 소중하게 다뤄지고 있는 MZ의 이미지를 누군가가 이용하려는지는 모르겠다. 얼핏 생각의 끝자락에만 어스름히 보일 뿐이다.


내년엔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건 여론이고 여론을 형성하는 건 '설문조사'다. 설문조사는 응답률이 얼마나 높은지와 더불어 '유선'상 전화를 받고 응답하는 내용이 설문조사의 결과로 내비친다. 그 설문조사의 결과는 여론으로 형성된다.


아 MZ세대는 모르는 전화가 오는 걸 두려워한다. 이게 이 글의 핵심요지였지?


https://www.w-journal.co.kr/news/articleView.html?idxno=775


작가의 이전글 영화관이 왜 망해가는지 비평해볼랍니다 [ㅇㅇㅁ②]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