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잃어버린 것이 아니다.
장대비가 쏴르르 쏟아질 때 사람들은 저마다 우산을 펴든다. 물웅덩이를 피해 다니며 비 한 톨도 맞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반대로, 어린아이들은 귀여운 장화를 신고 우비를 걸치고 물웅덩이만을 찾아다닌다. 찰싹찰싹, 첨벙첨벙 물웅덩이라는 동심의 세계를 마음껏 뛰어다닌다.
그런데 이 동심의 세계는 언제까지 우리들 마음속에 피어있는 것일까. 비 오는 날 거리를 살펴보면 어른들은 어느새 물웅덩이를 피해 다니기 시작한다. 신발이 젖고 양말이 젖으니까, 흙탕물이 바지에 튀니까 찝찝해진다는 이유로. 어른들은 마음속에 자리한 동심의 세계를 잊어버렸나 보다.
어쩌면 우리는 동심의 세계를 잃어버린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잊어버린 것일 뿐이다. 가끔은 우리들도 장화를 신고 물웅덩이라는 동심의 세계로 흠뻑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그 순간만큼은 어른의 무게를 내려놓고 어린아이처럼 가벼운 발걸음으로 퐁당퐁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