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갈리시아에 이민 온 후, 스페인어를 배우기 위해,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 대학교 부설 어학당에 다니고 있다.
A2부터 시작해서 작년 한국 방문으로 한 학기의 반 이상을 날리는 바람에 B1레벨을 두 번 듣고 오늘, B2 레벨의 학기가 시작된다.
비교적 수월하게 패스한 A2수업에 비해 지난 B1 수업에서는... 좀 많이 허덕였다.
설렁설렁 수업에 왔다갔다 딱 그정도의 노력만 들일 뿐 평소에 스페인어를 전혀 쓰지도, 쓰려고 노력 하지도 않았다.
학기중 과제였던 스페인어 책 읽기도 초반에 조금 읽다 흥미를 잃었고 스페인 영화 보기도 과제 제출 마지막날 남편과 두시간 짜리 영화를 8시간동안 보며 참..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학기말 테스트도 레벨은 통과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점수로 마무리 되었고 Oral Test에서도 그냥 하고 싶은 말 주절주절 하다 나온 느낌이다.
이렇게 스페인어 학습에 노력을 쏟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필요성'인것 같다.
당장 급하지 않아서, 당장 바로 써야 하는 일이 아니라서, 남편과는 영어로 대화하고 시댁 식구들과는 남편이 통역해 주고, 스페인 지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배움, 모임 등의 현지 스케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언제나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는 스페인어 학습, 노력도 쏟지 않으면서 잘 늘지 않는다고 스트레스 받는 나.
배움과 연습의 과정을 뛰어넘고 그저 '잘'하고만 싶어 하는 도둑놈 심보만 가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수만가지고 잘 하고 싶은 마음도 여전하다.
모국어인 한국어 플러스 세계 공용 언어인 영어와 영어만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스페인어까지 잘 구사할 줄 알면 그 자체로 엄청난 베네핏이 생긴다. 그런 나의 모습을 상상하면 정말 멋지다.
이번 학기부터는 스페인어 학습에 대한 '의지'와 '노력'을 첨가해야 한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수업료가 2배로 올랐기 때문이다.
대학 부설 어학당이라 다른 유럽권의 교환학생들이 아주 적은 수업료를 내고 함께 듣는데, 이번 학기부터는 교환 학생들에게는 무료로 수업을 제공하는 대신 외부인은 두배가 오른 수업료를 지불해야 한다.
Classmate인 영국 아저씨께서 두배나 오른 수업료에 대해 학교측에 문의했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이미 수업료가 그렇게 책정이 되었다.'라는 말.
30유로, 50유로도 아니고 정말 두배가 오르다니.... 이건 좀 너무 심하지 않나?
배움을 포기할 수도 없고, 비싼 수업료를 내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공부하는 것.
진짜 빼박 열심히 해야 한다..!
이왕 하는 것, 열심히 해보자!! 미래에 스페인어를 술술~ 말하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