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로 다가온 당신
도망치고 싶었던 걸까.
아니, 도망치고 싶은 것은 아니었어.
그저 그 자리에 남아서
의연하게 의연한 척 '견디고' 싶었지.
그래서, 그래서였어.
말없이 무언가에 몰두하고 싶었어.
음악! 그건 우리 모두에게
공감, 또 위로를 전달할 '무엇'이니까.
그래서, 그래서였어.
무작정 기타를 사고, 수업을 신청했어.
홀로 잘 알지 못하지만,
왼손과 오른손을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나는 '위안'하고 있었지.
넌 도망치지 않았고, 넌 견디고 있었어.
그 자리에서 손가락으로
슬픈 노래엔 슬픔을, 기쁜 노래엔 기쁨을 튕기고.
꽤 괜찮은 방법이었어.
사람을 위로하기에 그래, 나를 위로하기에.
난 영혼에 물을 주고 있지
언제쯤 이 슬픔이 갈지 모르지만, 일단,
일단은 물을 줘야 하지.
숨을, 숨은 쉬어야 하니까. 나는
난 영혼에 기타를 주고 있지.
그리고 그건, 제법 위로가 되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