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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달 Jun 11. 2023

난 영혼에 기타를 주고 있지

오늘, 시로 다가온 당신

1. 난 영혼에 기타를 주고 있지     


도망치고 싶었던 걸까.

아니, 도망치고 싶은 것은 아니었어.    

  

그저 그 자리에 남아서

의연하게 의연한 척 '견디고' 싶었지.    

 

그래서, 그래서였어.

말없이 무언가에 몰두하고 싶었어.     


음악! 그건 우리 모두에게 

공감, 또 위로를 전달할 '무엇'이니까.     


그래서, 그래서였어. 

무작정 기타를 사고, 수업을 신청했어.     


홀로 잘 알지 못하지만, 

왼손과 오른손을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나는 '위안'하고 있었지.

넌 도망치지 않았고, 넌 견디고 있었어.      


그 자리에서 손가락으로

슬픈 노래엔 슬픔을, 기쁜 노래엔 기쁨을 튕기고.     


꽤 괜찮은 방법이었어. 

사람을 위로하기에 그래, 나를 위로하기에.     


난 영혼에 물을 주고 있지

언제쯤 이 슬픔이 갈지 모르지만, 일단,      


일단은 물을 줘야 하지.

숨을, 숨은 쉬어야 하니까. 나는     


난 영혼에 기타를 주고 있지.  

그리고 그건, 제법 위로가 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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