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1. 동굴에서

by 해달

11. 동굴에서


괜찮아, 난

시간, 그리고 공간이 조금

더 필요할 뿐.


밖에서, 넌

걱정, 어쩌면 불안해져서

더 서성이고,


그래도, 난

아직, 비바람이 거세다고

더 기다리고,


괜찮아, 넌

잠깐, 동굴 속의 나를 잊고

잘 웃고 있길.


그러면, 난

금세, 손으로 햇살을 잡고

곧 나갈 거야.



시의 이유:


오랫동안 아팠다.

육체가 아프면, 언제나 그랬듯이 마음도 따라 아프게 되는 것 같다.

잠깐의 활기가, 그런 빛줄기가 조금이라도 느껴질 때,

나는 얼른 그 빛줄기를 잡으려 한다.


나는 나를 걱정하는 것이겠지.

나를 걱정하는, 내가 마음에 품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조금만 기다려 주면, 곧 나는 일어날 거니까.

곧, 씩 웃고 있는 나를 보게 될 거니까.

난, 햇살을 잡고 곧 나갈 거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낯선